한국일보

[기자의 눈] 한인사회 염원 담은 40일 금식기도

2004-08-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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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취재부 기자)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주장을 알리는 방법으로 단식을 한다. 민주화의 격동기를 지나온 우리 한인들에게 ‘단식농성’ 혹은 ‘단식투쟁’이라는 단어는 결코 낯설지가 않다. 단식은 비폭력적이기 때문에 자신의 주장을 인도주의적인 문제로 환기시킬 수 있는 간접적인 효과가 높아 지금도 종종 사용되고 있다.

종교적으로도 자신의 간절한 염원을 이루기 위해 혹은 깊은 신앙적 체험을 위해 금식기도라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특히 기독교의 40일 금식기도는 대표적이다.


기독교에서 사순절(Lent)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회상, 그의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사순절은 부활주일을 앞두고 주일을 뺀 40일을 말한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강절과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다리는 사순절, 그리고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 성령강림이 있었던 오순절을 중요한 교회력으로 지키고 있다.

이 가운데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다리는 사순절은 성도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부활신앙이 곧 기독교의 신앙이기에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때문에 많은 성도들이 사순절 기간동안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의미로 금욕의 시간을 갖는 것은 물론 부활을 준비하기 위해 때로는 새벽에 일어나 기도의 제단을 쌓고 때로는 금식기도와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고 있다.

이처럼 성경에 나타난 40은 고난과 연단을 상징하는 숫자로 사용되고 있다. 사순절의 40일이 그렇고 공생애 시작 십계명을 받은 모세의 금식기도가 40일이었으며 이스라엘 민족의 광야생활이 또한 40년이었다. 성경은 고난과 연단을 상징하는 40의 시험을 잘 통과한 개인과 민족에게 큰 축복을 내리고 있다.

지난 15일 최영태 뉴욕 한인 커뮤니티 센터 건립 준비공동위원장이 커뮤니티 센터 건립을 위한 40일 금식기도에 돌입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그는 “커뮤니티 센터 건립은 하나님께서 우리 이민 1세들에게 맡겨주신 사명으로 생각한다”며 “이 일을 이루기 위해 부족한 본인이 앞으로 40일 간 하나님께 간구하는 기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니엘과 세례요한처럼 하루 한끼를 금식하며 기도하게 된다. 자신의 40일 금식기도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를 사랑하는 한인들이 보다 많아지기를 바란다는 그의 간절한 염원이 이번 기회를 통해 꼭 이뤄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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