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랍 서클(Crop Circle)

2004-08-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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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작년 11월 나는 한국일보에 미확인 비행물체(UFO)에 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글은 그 후편쯤에 해당할 것이다. 아마도 많은 분들은 크랍 서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주로 밀(소맥)을 경작하는 큰 농터에 ‘하룻밤’ 사이에 생긴 기하학적인 도형을 총칭하여 ‘크랍 서클’이라 부른다.

크랍 서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 뉴욕지역 TV의 44번 채널과 늦은 밤시간에 2번 채널을 보면 방송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크랍 서클이 나타난 것은 중세기부터이다. 광활한 밀밭에 작게는 18피트, 크게는 축구장만한 크기 이상의 정교한 수학적인 도형이 하룻밤 사이에 나타나는데 이것을 실제로 TV에서 본 사람들은 어떻게 저런 일이 있을까 하고 놀랄 것이다. 놀라는 정도가 아니라 저것은 도저히 하룻밤 사이에 인간이 만들 수도 없고, 더더구나 자연현상이 아니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크랍 서클이 나타난 곳만도 수 십개 국은 되는데 주로 영국, 호주,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브라질, 남아공화국, 멕시코, 미국, 캐나다, 불란서, 스페인,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 스웨덴, 러시아(이런 국가들에서는 대량으로) 및 일본이었다.

크랍 서클이 나타난 곳을 조사해 보면 우선 밀밭의 밀이 질서정연히 바깥쪽으로 쓰러져 있고 그 쓰러진 밀들이 공중에서 보면 각종의 기하학적인 모형을 만드는데 그 기하학적인 모형 자체가 수학적으로 다양한 모양들이었다. 어떤 도형은 원의 크고 작은 것이 질서정연히 배치되어 있고, 또 어떤 것은 원 주위에 테두리가 나 있다. 원과 원을 연결하는 선들도 어떤
의미를 주는 듯(?) 하고, 그 선들의 끝나는 부분에는 다른 도형들이 있다.

이런 도형 중 1991년 영국 캠브리지 근방에서 나타난 것은 크랍 서클에서 가장 복잡한 것이었다. 고등수학에서 ‘맨델브로트 세트’라는 것과 같이 이 도형은 너무나 정교하여 많은 학자들을 놀라게 하였다.크랍 서클이 생긴 원인 중 하나는 자연현상이다. 또 하나는 사람이 만들었다 하는 것이다.자연현상인 경우, 정교한 기하학적인 도형을 만들 수는 없으므로 아예 말이 되지 않는다. 사람이 만들 수는 있다.

실제로 과학자들이 무인 카메라를 설치, 사람이 만든 것을 포착한 경우가 있다. 하도 크랍 서클 하니까 자기들이 만들었다고 고백했는데 대부분은 그 주위의 농부들이었다. 그들이 하룻밤 사이에 정교한 모형을 만들 수는 없었고, 실제로 작은 면적에 간단한 것만 만들었다고 고백하였다. 일본의 물리학자들이 영국의 크랍 서클 현장에 와서 방사능, 탐지기로 조사한 결과 쓰러진 밀들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어 다시는 파종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사람이 한 것은 아니지 않나 하고 결론지었다.

많은 분들은 UFO가 크랍 서클을 만들지 않나 하고 생각한다. 별달리 설명할 방법도 없고, 이 광활한 우주에는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이 2만조개가 있다고 한다. 크랍 서클이 외계인이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들의 문명은 칼 사간 박사의 말처럼 우리보다는 1억년 이상 앞섰다고 한다. UFO가 크랍 서클을 만들었다면 왜 그들은 우리 지구인과 대화를 하지 않는가. 크랍 서클 같은거나 만들지 말고.

이에 대해 어떤 사람은 우리 인간이 바퀴벌레와 대화를 하고저 하지 않는 것과 같지 않겠는가 라고 말한다.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우리가 주변, 지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객관적으로 한 번쯤은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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