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느 선량들의 활동상

2004-08-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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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뉴저지)

한국의 17대 국회는 의원 299명 중 초선의원이 과반수로서 어느 때 보다도 많다. 그래서인지 이번 국회의원들의 활동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나이, 학력, 경력, 성별에 관계 없이 장관급에 준하는 예우를 받는다. 각 국회의원들에게 여러가지 의정활동이 지원되는데 의원 한 사람을 위해 소요되는 법정금액은 세비가 매월 840만원과 기타 지원경비 251만원(사무실운영비 45만원, 차량유지비 35만원, 유류지원비 80만원, 공공요금 91만원)과 보좌직원 6명의 월급 1,590만원 등 총 2,682만원
이 지급된다. 그외 각종 유형, 무형의 특혜(장관급), 국유철도, 선박, 항공기 등의 무료이용과 의원회관 25평(월세 100만원 상당)의 무료 사용 등 특별대우를 받게 된다.


한 번 국회의원이 되면 계속 의원생활의 욕망에서 매 총선 때마다 당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번 17대 국회의원 중에서도 선거법 위반으로 계류중에 있는 의원이 있으며 그 중에는 이전에는 듣지도 못했던 특이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실을 엿볼 수가 있다.

일부 지방 출신 초선의원 중 민노당의 모 의원은 국회 앞에 12평짜리 오피스텔 2채를 얻어 한 채는 의원이 사용하고, 한 채는 보좌관 3명이 합숙하며 공동 사용하며 한다.

아침은 주로 굶고 빨래는 각자가 하고 10년 된 승용차는 고향에 두고, 서울에서는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한다. 때로는 한 대 분인 자전거는 의원이나 보좌관들 중 먼저 타는 사람이 임자이고 의정활동을 위해 가족과 별거생활을 한다. 또 다른 같은 당의 지방출신 의원은 18평짜리 연립주택을 의원과 보좌관 4명이 연명하여 은행으로부터 융자받아 전세집(7,500만원)을
얻어 보좌관 3명과 함께 공동생활을 한다.

의원은 아침 5시에 일어나 손수 오곡밥을 만들어 주먹밥을 만들어가지고 초소형 승용차와 농사일에 쓰던 밴으로 출근하기 때문에 보좌관들은 낮에 졸기가 일쑤라고 한다.

또 열린우리당 모 의원은 한 방에서 아들과 함께 가정부 없이 생활하며, 아침식사와 빨래는 아들과 번갈아 하고 있고, 또 같은 당의 모 의원은 하루 세끼 국회의사당 식당을 이용한다고 하니 이렇게 이번 국회의원들은 인위적인 이산가족이 많으며 검소한 생활을 국민들에게 솔선해서 보이려는지?

그러다가 교통 혼잡한 서울시내에서 개원시 지각하는 일원의 의원이 되지 않을지?그렇지 않으면 대통령도 2억원의 봉급을 절약해서 1억5천여만원을 저축하였다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절약하려고 하는지?

국회의원의 의무인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지난 자유당시절 외무부장관을 지냈던 변영태 전 장관처럼 유엔에 왔을 때 활동기금으로 지급받았던 활동비를 잉여금이 생겼다고 국고에 반납했던 실례가 있듯이 피땀 흘려 납부한 국민들의 세금을 생각해서 잉여금을 나중에 반납이나 하려는지 두고 볼 일이다.

어쨌든 국가에서 국정활동을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 지급되는 충분한 금액을 최대한으로 유효적절하게 사용하여 의원 임기 중에 어느 때 국회보다 더 국민들로부터 환영받는 국회의원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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