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수학원, 이렇게 시작됐다

2004-08-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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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일(성은장로교회 장로)

지금 서울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을 헐뜯는 일이 마치 애국하는 일처럼 중구난방으로 때리고 있는 모양이다. 정수학원은 박대통령의 가운데 ‘정’자와 육영수 여사의 ‘수’자를 따서 만든 기술교육기관이다. 시작될 때 이곳의 종자돈은 미국의 국회의원이었던 패스만 의원이 육여사에게 좋은 사업에 써 달라고 내놓은 50만달러가 씨가 되었다. 나머지 25만달러를 약
속하였으나 나머지 25만달러는 P씨가 이행하지 못해서 패스만 의원이 궁지에 몰리기도 했던 일이 있었다.

그러나 육영수 여사는 당시 초대 원장이었던 이기일 원장을 워싱턴에 보내어 나머지 후원금을 받아오려고 노력을 할 만큼 정수학원 설립에 온 정성을 다한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정수학원은 당시 70년대에 기술입국을 위한 우수한 기능공을 양성하기 위해서 당시 가난 때문에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던 청소년들을 완전 장학금제도로 기숙사, 유니폼, 신발까지 모두 지원해주는 제도였다. 이 곳에서 졸업하려면 기능사 1급 자격증을 따야만 졸업을 시켰다.

당시 기능사가 절대적으로 모자랐던 때에 각 기업체에서는 정수학원 출신의 기능사를 대기하고 있다가 모셔갈 정도의 두뇌 중의 두뇌로 기능사를 가르쳤던 최초의 민간 기술양성소 역할을 하였다.

이미 이곳을 거쳐서 오늘날 각 기업의 중견 일꾼으로 일하고 있는 수 천명의 정수학원 출신들이 지금 자신들의 위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생각한다면 한 마디씩 할만도 한데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정수학원 출신이라는 것이 부끄럽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들은 모두 정치와는 무관한 순수한 기술인들로 키워졌기 때문에 말을 못하는지 모르지만 당시 이곳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제 2의 정수학원과도 같은 기술훈련원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이 때에 정수학원 관계의 흠집을 내려고 하는 이들의 저의가 무엇인지 모두가 알 것이다.

말 없이 조용히 국가의 백년대계의 일꾼을 키워온 정수학원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흔드는 일은 삼가해야 한다. 이것이 정수학원 출신은 물론, 앞으로 이곳을 통해서 배운 기술자들이 남들이 다 싫어하는 산업현장으로 세계 제일의 기능사로 기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이제 이곳에서도 선택받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쳐주는 기술원이 생겨나야 한다.

몇 만달러의 대학 학자금을 받지 못하는 젊은이들은 어디로 가란 말인가?
부모가 막노동을 해서 대학에 보내는 일은 이곳에서도 힘들게 되어가고 있다. 이곳에서도 돈 한 푼 없어도 정수학원처럼 재워주고 먹여주고 입혀주고 가르쳐주고 일터까지 책임져 주는, 그늘 속으로 사라져야 할 젊은이들을 햇빛 속으로 나와 건강한 시민으로 살게 해주는 학원이 어서 빨리 생기는 기회가 탔으면 싶다.

정수학원을 무너뜨려서 덕 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모두가 상처받게 되고, 30여년간 키워온 정수학원의 설립 목적에 벗어난 일이 없는 곳은 오직 기술입국의 정신을 지켜온 이들이 지킬 권리와 의무가 있다. 이런 정신은 계산기로 계산되는 손익계산서 아래서는 누구도 후원할 수가 없다.

박정희 대통령이 잘못한 점은 잘못 했다고 할 수 있지만, 잘한 것은 잘 했다고 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곳에서도 정수학원 출신들이 서로 안부라도 나누면서 값 없이 받았던 것들을 값 없이 나누어주는 일들이 누군가에 의해 시작될 수는 없을까 기대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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