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이클 모어 9.11 영령을 조롱

2004-07-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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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건용(커네티컷)

3,000여명의 9.11 영령 앞에 묵념을 하면서 마이클 모어의 영화 ‘화씨 9/11’를 지탄하는 것이다. 6월 25일을 기하여 전국적으로 개봉한 이 영화는 국민들의 호기심에 의한 매진 상태로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을 것으로 안다.

제작자인 본인은 하루 아침에 일약 갑부가 되어 즐거워 할 것으로 생각은 된다. 그러나 다큐멘터리라는 명목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정치적인 색채가 농후할 뿐만 아니라 본인의 주관만으로 9/11 사태를 사실과 전연 다르게 상업화 하여 조롱과 개인 공격으로 부시대통령을 미워하는 그 술법이 너무나 유치하고 졸렬하기 그지 없다.


9.11 공격후 그 사태 수습을 하는 대통령을 비난하며 조롱하는 것은 곧 9.11 영령을 조롱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워싱턴 DC를 방문한 그는 연방하원의원인 존 태너에게 “당신의 자식을 군에 입대시키지 않겠느냐?”라고 물었다.

이는 애국적인 견지에서 한 질문이 아니오 풍자적으로 이라크 전쟁에서 알 카에다의 테러 공격을 방지하기 위하여 목숨을 내걸고 싸우는 군인들과 그의 부모들 그리고 그 곳에서 전사한 수많은 군인들의 영령과 그의 부모들을 조롱하면서 모독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큐멘터리라는 것은 어떠한 사실을 허구 없이 기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마이클 모어는 본 영화에서 9.11 사태의 주제를 무시하고 부시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를 비난하면서 그를 증오하는 것을 주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존 케리와 존 에드워드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민주당 전당대회의 서곡을 연주하는 듯한 인상으로 가득찬 것이 유치스럽기
만 하였다.

9.11 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서도 말하였듯 오사마 빈 라덴이 계획하고 준비한 테러 공격은 1996년부터 시작이 되었던 것이다. 근 4년이란 오랜 기간동안 이러한 정보수집을 못한 그 미비의 책임은 오히려 부시 보다는 클린턴에게 더 많은 것이다.

부시는 대통령 취임 불과 9개월만에 테러 공격을 받고 이를 수습하노라 백방으로 애쓰는 모습이 측은하기만 하였다. 미국 말, “Being at the wrong place at the wrong time”이란 표현이 부시대통령에게 적절한 말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국토를 방위하는 의무는 모든 국민에게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의 대통령과 소수의 위정자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님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9.11 조사위원회는 테러 공격이 일어난 과정과 그리고 이를 방어하지 못한 그 실패의 복합성을 크게 나누어 10여가지로 구분하여 보고 하였다. 특히 명기하여야 할 것은 클린턴 대통령과 부시대통령에게 책임을 추궁하지 않고 비난을 삼가고 있는 것은 미국 민주주의 안에서만 볼 수 있는 자랑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

알 카에다 테러의 공격인 9.11이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도록 조사위원회의 추천안을 현 행정부가 곧 시행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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