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테러 방지 이상 없나

2004-07-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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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 시즌이다.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보스턴에서 26일 개막되어 4일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한편 공화당은 8월 30일부터 뉴욕의 매디슨스퀘어 가든에서 4일간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양당 후보는 이미 예선 결과로 민주당의 케리후보와 공화당의 부시후보로 확정된 상태이지만 양당은 전당대회 이후 선거운동의 종반전에서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전당대회를 축제 분위기의 정치 이벤트로
만들고 있다. 따라서 미국인들 뿐 아니라 세계가 양당의 전당대회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 공화 양당의 전당대회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테러발생의 위험 때문이다.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후 지금까지 3년간 미국인들은 쉴 새 없이 테러공포에 시달려 왔다.


그런데 이번 양당의 전당대회에는 테러의 위험이 어느 때 보다도 크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앞으로 미국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되는 케리 후보를 비롯하여 민주당의 수뇌부가 모두 한 자리에 모인다. 또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현직인 부시대통령을 비롯하여 행정부의 요직인사들이 총집결하게 된다.

테러범들에게 미국의 정치지도부가 한 자리에 모이는 전당대회 보다 더 좋은 테러 표적은 없을 것이다. 테러가 무서운 것은 테러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보다 간접적인 피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테러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 보다도 사람들이 공포심에 빠져 경제가
마비되고 생활이 위축되는 사태가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9.11테러 후 미국은 그와 같은 타격을 경험했다.

특히 뉴욕에서 개최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알카에다 테러의 최종 표적인 부시대통령과 미국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기 때문에 테러 발생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

만약 뉴욕에서 또다시 테러가 발생한다면 뉴욕에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고 비즈니스의 탈출 러시가 이어져 뉴욕의 사양화는 불을 보듯 뻔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뉴욕을 삶의 터전으로 이룩한 한인들의 경제 기반도 여지없이 붕괴되고 말 것이다.그러므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테러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우리에게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어떻게 치러지고 향후 대통령 선거가 어떻게 전개되느냐는 것 보다 전당대회기간 테러 방지책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테러대책은 마련되어 있겠지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무사히 치러지고 한달 앞으로 다가온 뉴욕의 공화당 전당대회가
안전하게 끝날 수 있도록 시와 연방당국은 테러 방지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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