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소비자가 봉?

2004-07-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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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열(취재부 차장대우)

뉴저지에 거주하는 박모 주부는 얼마 전 집 근처에 있는 한인 식품점에 물건을 사러 갔다가 낭패를 봤다. 할인권을 광고 전단지에서 오려 평소 원하는 생활용품을 구입하러 갔지만 허탕을 쳤기 때문이다.

해당 할인품목을 찾기 위해 매장을 이곳 저곳 찾아다니다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직원은 물건이 다 떨어졌다며 다른 매장에 가보라는 대답만 들었다. 박씨는 이후에도 한참 동안을 다른 할인 품목을 찾아보았지만 몇개를 빼고는 대부분 품절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박씨는 결국 편치 않은 마음을 안고 빈 카트를 끌며 귀가할 수 밖에 없었다.업소들의 과장 판촉행위는 이 뿐 아니다. 업소들이 툭하면 내거는 사은행사도 곰곰 살펴봐야 한다. 말로는 전 고객에게 준다지만 품목별로 인원이 제한돼 있는 데다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면 사은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업소측은 “예상 밖의 호응으로 미처 사은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일어나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변명하지만 멋모르고 찾아온 고객들은 쓴맛을 볼 수밖에 없다.

경품 행사에 내건 물품도 빛 좋은 개살구일 경우가 많다. 업소들은 종종 TV, 컴퓨터 등 그럴싸한 경품을 준다고 하지만 꼭 휴지 말이나 몇 푼 안되는 상품권 등이 곁들여 진다.

결국 일부러 업소를 찾아 물건을 구매한 고객이라도 경품은 한낱 신기루로 사라지고 대부분 상품권 한 장 달랑 들고 허탈해하기 마련이다.
요즘 한인업소들마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세일에 한창이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장사가 안돼 업소들은 돈을 적게 쓰고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을 내 놓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앞으로 세일에는 고객들이 사은행사장을 찾았다가 허탈하게 돌아서는 일이 없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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