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한인 2세 롤모델

2004-07-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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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수(취재부 부장대우)

한인 10대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롤모델의 역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기회가 있었다.롤모델은 보편적으로 위대한 성인 또는 크게 성공했거나 돈을 많이 벌었거나 위대한 업적을 세운 위인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남이 안보는 곳에서 조용히 남을 돕거나 감동을 주는 인물들도 충분히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주 취재 차 플러싱 YWCA의 청소년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C.I.T.Y.에 소속된 여름 캠프에서 일하는 청소년 20여명을 만났었다.이들 중에는 요일별로 나와 봉사활동을 하는 청소년도 있지만 이른 아침부터 프로그램이 끝
날 때까지 나와 어린이들과 하루 종일 씨름하는 틴에이저들도 있다. 자녀를 키워본 부모들은 어린이들과 하루종일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항상 즐거운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이 청소년들은 오전 8시30분부터 YWCA 정문 앞에 서서 차에서 내리는 어린이들을 건물 안까지 안내하고 비오는 날도 어김없이 우산을 들고 어린이들을 맞는다. 학생들의 생일날 선물을 챙겨주기도 한다.

긴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에게 아침부터 반가운 인사로 하루의 생활을 기쁘게 맞을 수 있도록 돕는, 보기만 해도 기특한 모습이었다.

여름캠프가 시작한 날부터 끝나는 날까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봉사하고 있는 한인 여학생 2명은 자신들이 이 캠프를 다녔을 때 아침부터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던 언니, 오빠들의 봉사 정신을 잊을 수 없어 자신들도 지난해에 이어 봉사를 자원했다고 한다. 선배들이 자신의 롤모델이 되어 지금의 자원봉사의 시간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편안하게 집에서 방학을 보낼 수 있는 어린 고등학생이지만 투철한 책임감을 갖고 자원봉사 정신으로 어린 후배들을 돕기 위해 희생을 선택한 한인 틴에이저들.그들의 봉사 활동 속에서 미래의 밝은 한인 사회를 찾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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