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동요는 세대를 이어주는 다리

2004-07-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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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취재부 기자)

9일 저녁 서울플라자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TKC 소년소녀합창단 제7회 정기연주회는 재미있는 무대구성과 싱어롱(Sing along)이 돋보인 음악회로 참석자 모두를 동심의 세계로 인도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가족 콘서트’로 열린 이날 음악회는 한국 동요 80년을 기념하는 동요 싱어롱 시간을 무대 사이사이에 마련, 부모세대 관객들과 자녀세대 연주자들이 동요라는 매개체로 하나가 될 수 있게 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한국 최초의 동요로 알려진 작곡가 윤극영 선생의 ‘반달(1924년 작)’로 시작된 이날 음악회는 합창명곡 연주와 함께 ‘고향의 봄’, ‘오빠생각’, ‘우리의 소원은 통일’, ‘꽃밭에서’, ‘과수원 길’ 등 주옥같은 동요 싱
어롱 시간으로 이어졌다. 때로는 합창단원들의 율동을 따라, 때로는 단원들이 연주하는 핸드벨과 차임 반주에 맞춰 어린이의 노래, 동요가 끝없이 울려 퍼졌다.


특히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한 합창 단원들이 우리말로 부르는 동요는 기특함을 넘어 진한 감동을 전했다. 지휘자 양재원 교수는 “어린이의 노래 동요가 정작 어린이들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오락성 강한 대중음악보다 아름다운 정서가 가득 담긴 동요를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음악회에 참석한 마용일 미주 동요 사랑회 뉴욕지부(가칭)회장은 “2세들의 뿌리교육에 동요 만한 것이 없다”며 “우리 동요가 정서교육, 정체성 교육, 뿌리 교육, 한글 교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마 회장은 “최근 YWCA가 동요보급운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미주 동요 사랑회 뉴욕지부는 동요보급을 위해 이 지역 각급 한국학교를 순회하는 ‘동요특강 교실’과 ‘한글날 기념 동요대회’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욕 유일의 순수민간 청소년 연주단체로 확고히 자리잡은 TKC 소년소녀합창단의 제7회 정기연주회는 동요가 세대간 연결을 꾀할 수 있는 문화적 매개체임을 확인시켜 준 자리로 세대차이의 높은 장벽도 음악(동요)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미주 동요 사랑회 뉴욕지부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동요보급운동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한인사회, 특히 자녀를 둔 학부모와 각급 한국학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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