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자연과 더불어’

2004-07-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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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 <편집위원>

’정겨운 풀벌레 소리, 밤하늘의 별빛, 시원한 바람, 숲 속에서 마시는 차 한잔…’

독립기념일 3일 연휴를 자연과 더불어 보냈다.연휴 첫날은 롱아일랜드 베스페이지 공원에서 회사 야유회가 있었다. 울창한 나무 그늘 아래서 직원 가족들과 함께 바비큐 파티를 했다. 소프트볼도 하고 축구도 하며 친목을 다졌다.


아이들도 다양한 놀이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자연과 더불어 가족 모두가 휴식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야유회 이후에는 가족과 함께 자연 속에 파묻힐 수 있는 캠핑을 떠났다. 친하게 지내는 몇몇 가족들과 함께. 2박3일 동안.

자동차에 캠핑을 위한 준비물을 가득 싣고 출발했다. 뉴저지 조지워싱턴 다리를 지나 80번 도로를 타고 가다 34B 출구로 나갔다. 그곳에서 15 North 도로를 타고 14마일 정도 가다 만난 94 North 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야영장이 있었다. 집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야영장 사무실에 도착신고를 하고 예약한 캠핑 사이트에 짐을 풀기 시작했다. 남성들은 아이들과 함께 텐트를 쳤다. 아낙네들은 늦은 점심 겸 저녁을 준비했다. 따가운 햇살도 아랑곳하지 않고 참 숯에 불을 붙이고 바비큐 그릴에 삼겹살을 올려놓았다. 다행히 숲으로 둘러 쌓인 사이트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운 줄 몰랐다. 덕분에 여러 가족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어둑어둑 어둠이 찾아올 무렵 드럼통을 잘라 만든 용기에 장작을 넣고는 캠프파이어를 준비했다. 아이들은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에 머쉬멜로우를 굽느라 신이 났다. 짧은 나무젓가락에 꽂아 손등과 얼굴이 뜨겁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낙네들은 술안주로 찌개를 끓이고 남성들은 술상을 차렸다.

부부들이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우렷다. 자연과 벗삼아 모처럼 만의 한가한 여유를 즐겼다. 풀벌레 우는소리를 들으며 정담을 나눴다. 평소에 나누지 못하던 대화와 정으로 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른 채.

밤하늘에는 마치 쏟아져 내릴 듯한 많은 별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별 하나, 별 둘, 별 셋, 별 넷, 별 다섯… 별을 헤아리고 있었다. 도시에서 보기 힘든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마냥 신기해하면서.

살며시 다가가 북서쪽 하늘을 올려다보려고 했다. 그 곳에는 익숙한 별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큰곰자리에서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국자모양의 일곱 별 ‘북두칠성’을 알려주자,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별을 헤아렸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북두칠성’의 전설을 이야기 해주고 위치가 변하지 않으면서 가장 환하게 빛나 북쪽방위의 지침이 되는 북극성을 찾아보라고 하고는 살며시 자리를 떴다.그리고 문득 올려본 밤하늘. 이름을 알 수 없는 무수한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며 밤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땅이 어둠에 묻혀 잠든 밤, 그 시간에 하늘에서는 수많은 별들이 소리 없이 아름다운 빛 잔치를 펼치고 있었다. 언제나 변함없이 모두가 잠든 세상을 감싸듯이.

집을 떠나 처음 와보는 낯선 곳. 그 곳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들이 정겨움으로 다가왔다. 자연과 더불어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캠핑은 참으로 살맛 나는 세상이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큰 나무사이를 헤치고 스며드는 햇살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아주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으니 ‘기쁨’이다. 낮에는 수영을 하고 배드민턴과 농구나 축구공 등 간단한 놀이기구로 아이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즐거움’이다.

어둑어둑해질 때는 온 가족이 시원한 저녁바람과 벗삼아 다양한 밑반찬에 맛있는 찌개로 저녁을 함께 하니 ‘행복’이다. 야외탁자에 앉아 쏟아질 듯 빛나는 별을 보며 차 한잔, 술 한잔을 기울이며 낭만을 만끽하다보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무엇이겠는가?

여름방학이다.
가족들과 함께 여행 계획을 갖고 있다면 자연과 더불어 살 맛 나는 세상을 느낄 수 있는 ‘가족 캠핑’을 권하고 싶다.

changye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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