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당하기 힘든 사춘기

2004-06-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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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숙(PS. 150 학부모)

이제 아이들의 신나는 방학은 시작되고 부모들에게는 악전고투하는 방학이 될 것 같다. 우선 방학날 들고오는 성적표를 시작으로 자녀와의 갈등은 이 여름에 시작되는 것 같다.

없는 형편에 어느 학원으로 보낼까 고민하는 부모 마음은 아랑곳 없이 방학인데 왜 공부하느냐고 지겹다고 도리질을 하며 머릿속에 한자라도 집어넣으면 억울해서 죽는 표정이고, 이것도 초등학생에만 국한되고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는 말도 못 붙이고 자녀들 표정만 살피는 살벌한 줄다리기를 하는 가정이 많이 이웃해 있다.


나 또한 중학교를 졸업하고 새 학기에 고등학생이 되는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 정말 지혜롭게 내 자녀를 잘 이끌어서 아름다운 사춘기가 될 수 있도록 그 영혼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돌출하는 행동, 옷차림, 말씨, 친구관계, 눈으로 보여지는 모든 것에서 나의 마음은 소용돌이 치고, 아이는 아이대로 제재하는 부모들이 야속하기만 하고, 이 엇박자가 하루, 이틀에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고 짧게는 몇 날에서 몇 년으로 이어지는 이 긴 터널을 우리 모든 부모들은 어떤 지혜를 모아야 할까.

쉬쉬 하기 보다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대화의 장으로 나와 문제점을 토론하며 서로 자문을 구하여 각 가정의 맞는 답을 찾아 실습하고, 또 안되면 포기하지 말고 다시 문제를 내놓고 하여 정말 우리 자녀들의 영혼이 맑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았으면 한다.

방학기간 동안만이라도 오피니언 코너를 고정으로 자녀들을 위한 부모들의 글이 늘 올라와서 모든 부모가 읽고 꾸준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화의 글방이 열렸으면 한다.

자녀들에 폭발력의 강도에 따라 부모님들에게 책임과 도움의 시간이 비례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인 우리 아이들도 그 폭발력이 얼마만한 위력으로 다가올지 미리 겁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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