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동요 사랑과 보급에 동참합시다

2004-06-23 (수)
크게 작게
이진수(취재부 기자)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한국 최초의 동요로 알려진 ‘반달’을 모르는 한국인들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어릴 적 어머니가 불러주시던 동요 ‘반달’은 동심 속 상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마술과도 같은 노래였다.

올해는 동요 ‘반달’이 작곡 된지 80년 되는 해로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기념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의 기념 연주회에 이어 지난 봄 LA에서도 ‘한국 동요 80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려 미주한인사회에 동요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기도 했다.


뉴욕도 다음달 9일 TKC 소년소녀합창단이 정기연주회에서 한국동요 80년을 기념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한국학교 교사들은 2세들의 뿌리교육에 동요 만한 것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우리 동요가 정서교육, 정체성 교육, 뿌리 교육, 한글 교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지난주 동요를 사랑하는 뉴욕 한인들이 맨하탄에서 ‘미주 동요 사랑회’ 뉴욕지부(가칭)설립을 위한 발기인 모임을 갖고 동요사랑과 보급에 앞장서기로 했다. 특히 이날 발기인 모임에는 ‘고향생각’, ‘과꽃’, ‘토끼야 토끼야’, ‘스승의 은혜’ 등을 작곡한 권길상 선생이 참석, 미주 동요 사랑회 뉴욕지부 설립에 뜻을 같이 한 음악인들을 격려했다.

미주 동요 사랑회 창립 이사장을 지낸 권길상 선생은 이날 “동요 보급은 남은 생의 마지막 목표”라며 “동요를 통해 자라나는 우리 자녀들이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정체성을 든든히 세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미주 동요 사랑회’ 뉴욕지부는 매주 토요일 이 지역 각급 한국학교를 순회하는 동요특강을 실시 할 계획이며 ‘한글날 기념 동요대회’ 등 동요보
급을 위한 각종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각급 한국학교의 관심과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또 그 아들과 손자가 하나되기 위해서는 문화적 교감이 필요하다. 특히 ‘반달’과 같은 동요가 대를 이어 전수될 때 우리는 비로소 문화적인 교감체를 갖게 되는 것이다. 온 가족이 한 마음으로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을 소리높여 부를 수만 있다면 이 시대의 병폐인 세대차이의 장벽은 무너질 것이라 생각된다.

동요보급운동이 성공을 거둬, 미주한인사회의 모든 세대가 하나되는 그날을 기원 해 본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