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매너리즘(mannerism)

2004-06-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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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취재부 차장)

‘일정한 기법이나 형식 따위가 습관적으로 되풀이되어 독창성과 신선한 맛을 잃어버리는 것’을 매너리즘이라고 한다. 오늘날에는 현상유지 경향이나 자세를 가리켜 흔히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말한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일을 하다보면 정말로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조차 귀찮을 때가 있다.최근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대부분 재미가 없다는 말을 한다.


경기가 어려우니까 돈버는 재미도 없고, 예전에야 이것저것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 성공할 지 어떨 지, 가슴조리는 스릴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도 저도 없이 그냥 현상유지에 만족하고 산다는 것이다.

장사하는 재미를 잃는 것이 바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이다.올해 경기가 어렵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은 한인 경제에 활력소가 될만한 사안이 있을까하고 주위 관계자들에게 물어봤을 때다.

경기가 최악이라고 하던 지난해만해도 ‘웰빙(Well-being)’ 등 색다른 비즈니스가 튀어나오고 기존 업계에서도 독특한 아이디어로 성공적인 업소들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똑부러지게 이런 것이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아직까지는. 오히려 이럴 때는 현상 유지를 잘하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라고 애써 위안하는 일이 더 많았다.

한인 비즈니스들이 그저 시간만 보내고 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뭔가 획기적인 돌파구를 쉽게 찾지 못하는 것은 확실하다. 이러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이 높다. 매너리즘의 가장 큰 폐해는 ‘어떻게 되겠지’가 아니라 ‘이렇게 대충 하면 되겠지’가 아닐까 싶다.

곧 여름 휴가철이 다가온다. 한번 바람을 시원하게 쐬고 오는 여유를 갖고 재충전해 다시 활력이 넘치는 한인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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