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불량식품 추방하자

2004-06-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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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발생한 불량만두 파동은 우리에게 참으로 충격적인 사건이다. 미국에 살면서도 한국식품을 주로 먹는 한인들 가운데는 불량만두를 만든 회사의 고기손만두, 김치손만두, 북경식 군만두, 두부김치만두를 사먹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만두는 불량 무우말랭이와 쓰레기 단무지로 만두속을 만들었는데 문제가 터지자 업자들은 불량 만두속을 수출용에만
썼다고 하니 결국 해외에 사는 한인들이 먹었다는 말이다.

우리가 먹는 한국식품은 만두 뿐 아니라 대부분이 위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국에서 제조된 컵라면이 유통기한이 지난 중국산 김치로 김치건더기 수프를 만들어 넣은 것이라고 하니 도대체 사람이 먹는 식품을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의아할 뿐이다.

바로 이런 시점에서 미국의 FDA가 한국식품의 수입을 거부한 통계가 발표되어 우리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FDA에 따르면 한국식품의 수입 거부율은 매달 급증 추세인데 지난 5월에는 122건이 수입 거부되었다는 것이다. 수입 거부 식품은 리스테리아 또는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제품, 유해식소 또는 첨가제를 사용한 제품, 더럽고 부패한 식품으로 판정받은 제품이라는 것이다.


이런 제품 가운데는 중소기업의 제품 뿐 아니라 대기업의 제품도 들어있다. 농협이 설립한 농협무역의 인삼음료수, 매일유업의 두유도 수입 거부되었다는 것이다. 또 농심 새우깡은 더럽거나 부패한 식품, 해태, 오리온, 삼진의 과자와 일화 음료수는 유해하다고 규정된 색소 또는 첨가물을 함유했다는 이유로 거부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미국생활을 하면서도 한국에서 자라난 체질 때문에 음식만은 한국음식을 즐겨 먹는다. 그러므로 한국식품점에서 판매하는 식품의 위생 상태는 우리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가 된다.

대부분의 한국식품은 한국의 식품회사들이 제조하여 수출한 것이므로 우리는 미국적 기준으로 모든 생활을 하지만 식품만은 한국 수준으로 먹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의 건강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한국식품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미국 FDA가 수입식품을 검사한다고는 하지만 쓰레기 단무지로 만두속을 만든 만두를 찾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또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변질된 식품을 파는 식품상에 대해 단속기관의 손길이 제대로 미칠 수도 없을 것이다.

한인들의 식탁건강은 1차적으로 한인식품업소가 윤리의식과 사명감으로 지켜야 하지만 최종적으로 소비자의 건강은 소비자 스스로 지켜야 한다. 한인들은 앞으로 불량식품을 만들어 파는 업체의 식품은 한인사회에서 추방해야 할 것이다. 불량만두 파동을 계기로 한인들이 식품위생에 더 큰 경각심을 갖도록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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