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럽여행 하려면

2004-06-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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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환(무역업)

뉴욕에 사는 한국사람들은 유럽여행을 많이 가는 편이다. 하기야 뉴욕에서 LA 가는 정도의 비행시간과 비용이면 갔다 올 수 있으니까 그럴만도 하다. 그리고 유럽여행을 통해 미국문화의 원류를 한번쯤 훑어보는 것도 좋다.

그런데 유럽 여러 나라를 관광하고 돌아온 대부분의 친구들은 대개 웅장한 사원이나 오래된 성들만 구경한 것처럼 여행담을 꽃 피운다. 지중해 연안에서 나는 무궁무진한 대리석으로, 외국을 침략하여 뺏어온 돈으로, 수많은 인력을 짐승처럼 부려서 건설한 유럽의 사원이 성은 틀림없이 유럽의 명물이지만 그것들은 이집트의 피라밋 문명을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대영박물관이나 루블박물관이 아무리 거대하다 해도 그 전시물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약탈하거나 훔쳐온 것들이다. 또 로마문명이 아무리 오래되었고 웅장해도 희랍 문명의 모방일 뿐이지 독창성이 결여되어 있다. 이집트의 피라밋을 볼 때는 서양문명의 원류를 보는 것 같고 희랍의 신전이나 건축물에서는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 떠오르지만 로마제국의 웅장한 건축
물에서 로마 철학이 연상되지 않는다는 것은 방문객들의 마음을 한층 공허하게 한다.

유럽여행을 가면 유럽의 뛰어난 음악을 직접 감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오늘날 발달된 오디오 시스템으로 대체할 수 있으니까 예정과 잘 맞지 않으면 생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럽여행에서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은 여러군데 유명한 미술관과 현지 식당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유럽 여행은 불란서 파리에서 세계적인 화가들의 미술을 감상하며 여러 특징있는 식당을 순례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옛날에는 불란서 여행시 영어가 통하지 않아 불편했으나 몇년 전부터 언어 불통으로 인한 불편함은 거의 없어졌다.

유럽여행을 가려면 단체관광 보다는 몇명이 단촐하게 떠나 우선 파리를 먼저 들러본 후 다른 도시로 넘어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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