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복(福)이야기

2004-06-04 (금)
크게 작게
김홍근(무궁화상조회 회장)

사람은 너 나 없이 복을 좋아한다. 따라서 “복 받으십시오” “복이 많으십니다”라고 인사하면 좋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동양에서는 오복(五福)이라 하여 서경(書經) 주서(周書) 홍범(洪範)편에 실려있는 수(壽), 부
(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의 다섯가지 복을 말한다. 흔히 치아 건강을 오복 중의 하나로 착각하는 말을 들을 수 있는데 치아 건강은 위에서 말하는 오복 중의 하나는 아니다.

오복 중 첫째는 오래 사는 것, 둘째는 넉넉한 삶을 영위하는 것, 셋째는 우환이 없이 편안한 것, 넷째는 덕(德)을 쌓는 것, 다섯째는 천명(天命)을 다하는 것이다.


나는 네번째 유호덕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다른 네 복이 개인 차원의 것인 것과는 달리, 이는 타인과의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사회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이다.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고 내가 있기에 당신이 있다”는 끈끈한 관계를 서로 느낄 때 덕을 베풀게 된다. 후덕한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 따라서 외롭지 않다. 덕을 쌓는 것이 복이라는 사실을 알고 베푸
는 가운데 살만한 세상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는 또 다른 복이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운동이건, 낚시건, 바둑이건, 그 외 어떤 것이건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여섯번째 복이 아닐까?

성경에는 여덟가지의 복이 있다. (1)마음이 가난한 사람 (2)슬퍼하는 사람 (3)온유한 사람 (4)옳은 일 하고저 하는 사람 (5)자비를 베푸는 사람 (6)마음이 깨끗한 사람 (7)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 (8)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받는 사람은 모두 복 있는 사람으로,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고, 위로를 받게 되고, 땅을 차지하게 되고, 만족하게 되고, 사랑을 받게 되고, 하나님을 뵙게 되고, 하나님의 아들이 되고,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수신제가(修身齊家)라는 말이 있다. 배우고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운 것을 익히고, 몸소 행해 내 삶에서 묻어날 때 비로소 내게 유익하고 남에게 덕이 된다. 오복(五福)이나 팔복(八福)은 어느 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다. 꾸준히 수고하고 노력하는 가운데 편안한 집안을 이루다 보면 복은 어느 새 우리의 삶 속에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