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가 연일 최고치...경제 먹구름 우려

2004-05-0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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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이라크 정정 불안 심화와 미국의 석유 부족,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테러 발생 등으로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어 전반적인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6일 뉴욕에서 거래된 배럴당 원유가격은 전날보다 23센트 오른 39.80달러를 기록, 13년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같은 고유가 행진은 5월 들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38.98달러까지 올라 90년 10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이날 런던석유거래소(IPE)에서는 북해산 브렌트유 6월 인도물이 배럴당 35.93달러를 마크, 폐장가로는 14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같은 유가 급등은 이라크전이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데다 외국인에 대한 테러 공격으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구나 미국 내에서도 본격적인 여행 시즌을 맞아 가솔린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가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고유가는 오랜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경제에도 직간접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 플러싱 등 대부분 주유소의 가솔린 소매가격이 갤런당 2달러를 넘어서면서 운송업, 여행업, 자동차 판매업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사람들의 소비 위축을 불러일으키면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새로운 오일 쇼크의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세계 경제의 건전성에 중요한 요소라며 1999년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조절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고유가 현상이 2000년과 2001년의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IEA는 현재와 같이 배럴당 35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경우 향후 2년간 선진국들의 국내총생산(GDP)이 0.4%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등 석유 소비가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더욱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흥공업국들은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고 에너지 효율이 낮은데다 석유소비가 많기 때문에 GDP가 0.8% 포인트씩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유가가 인플레 압력 상승과 생산비 증가, 기업들의 투자 위축, 이로 인한 정부의 세수 감소 및 재정적자 증가 등으로 이
어져 전반적인 불황에 빠져드는 상황도 예견되고 있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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