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근면 성실한 자세로 땀흘려 일하자

2003-12-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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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병국(픽포스터 대표)

우리는 지금 세계 최고, 최대의 도시라고 일컫는 이곳 뉴욕에서 이민자로 살아가고 있다. 여러가지 사정과 이유로 조국을 떠나 이민자로 남의 나라에 와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하루가 가시방석이며 앞으로 이 나라에 살아남아야 하는 각오가 남다르지 않을 수 없는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땅에 살고 있으면서 자식들의 교육은 물론 노후대책까지 미국정부의 혜택을 받아가며 호의호식하며 우리는 잘 살고 있다. 어찌 보면 미국은 우리 이민자들의 제2의 조국이며 어차피 우리는 이 땅에 뼈를 묻어야 하는 숙명적인 입장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곳 미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풍속 등을 알아야 하고 미국의 역사와 전통을 알면서 어차피 미국의 영주권 또는 시민권자로서 미국인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떳떳하게 살아가야 한다. 지금 우리는 대내외적으로 거품이 잔뜩 끼인 허상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들을 발견하고 있다.


고국의 정치, 경제, 사회가 도탄에 빠져 방향감각 조차 잡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으며 외적으로도 이곳 뉴욕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도 국내에서 불어오고 있는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이민생활의 근본을 상실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세월아…네월아… 서로 헐뜯고 시기하며 돈 좀 벌었으니 명예 따라 X폼 잡고… 너는 너고, 나는 나고… 노세 노세 젊어 노세… 살다 싫으면 이혼하고… 서울에서 불어오는 퇴폐풍조 만연하는 속에서 미국생활의 이단아로 살아가고 있는 일부 몰지각한 동포들의 모습에서 진실로 허무를 느끼게 한다.

현재 우리 동포사회에는 솔직히 말해 개점 휴업상태의 점포가 하나 둘이 아닌 형편이다. 동포 아낙네들의 노상 상행위의 모습을 우리끼리 보기에도 민망스럽기 짝이 없으며 그런 와중에도 자고나면 생겨나는 식당들이 즐비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어느 누군가 이런 말을 하였다. “우리 동포사회는 자고나면 한두집 건너 식당 또는 노래방, 카페 등의 유흥업소들이 늘어나고만 있는데 반해 중국인들은 자고나면 한블럭 건너 은행이 들어선다”고 하였다.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우리는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아니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음을 빨리 간파하여야 한다.

과거 플러싱 메인스트릿 지역에는 우리 동포들의 상권도 활발하였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인들 상권에 밀려 플러싱 외곽지역으로 점점 밀려나고 있는 우리들의 현 입장은 아주 심각한 것임을 절실히 깨닳아야 할 것이다. 또한 문화국민이라고 자처하고 있는 입장에서 공중도덕과 사회 각종 질서 지키는 일에 모범적으로 행동하여야 한다. 솔직히 말해 우리끼리지만 창
피한 모양새가 한 두가지가 아닌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이 땅에 살아남기 위하여 허리띠 졸라매는 결연한 의지로 살아가야 할 때이다. 연말이 되면 각종 단체들의 허례허식적인 의식을 통해서 사람들을 불러모아 금전과 시간을 낭비하는 모든 것들이 어쩌면 그리도 한국의 잘못된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제 우리 동포사회는 일사분란하게 힘있게 뭉쳐야 한다. 한인회를 비롯한 각종 단체들을 허례허식적인 행사 등에서 탈피하여 상권 회복에 대한 아이디어 창출과 보급을 제일로 하고 불경기의 상권 위축에서 시급히 벗어나야 한다. 또한 우리 모두는 근면 성실한 자세로서 땀흘려 일하는 일사분란한 단결력으로 뭉쳐야 하며 그리하여 미국에 사는 어느 민족과도 월등
한 입장에 서야 하며 어디를 가든 미국의 법과 질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문화국민으로서 이 땅에 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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