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생리의학·8일 물리·9일 화학상 발표 앞 관측 무성
▶ 장내 미생물 연구·유방암 변이유전자 규명도 ‘노벨상급’ 평가
7일(현지시간) 시작되는 과학계 노벨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도 관측이 무성하다.
5일 CNN 방송에 따르면 과학계에서 노벨상급 공로자라는 평가와 함께 단골로 거론되는 수상 후보 중 하나는 인간 게놈 지도를 완성한 연구팀이다.
게놈은 생물의 발생과 성장, 기능에 필요한 정보가 담긴 DNA의 총집합체로 개체마다 게놈 염기서열은 조금씩 다르며 인간의 경우 두 사람의 게놈은 평균 99% 이상 동일하다. 1%가 안 되는 작은 차이가 개인의 고유 특성으로 나타나며 이를 통해 질병 등과 관련한 단서도 얻을 수 있다.
이런 유전 정보 파악에 필요한 표준 역할을 하는 게 연구팀이 13년간 개발해 2003년에 완성한 인간 게놈 지도다.
연구팀이 아직 노벨상을 받지 못한 이유는 연구 참여자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CNN은 짚었다. 상 하나당 최대 3명을 수상자로 선정한다는 게 노벨상의 규칙이기 때문이다.
인간 게놈 지도 연구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중국의 연구자 수천 명이 참여한 국제 컨소시엄으로 진행됐다.
비만 치료제 오젬픽·위고비 등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개발에 기여한 연구자들도 수상 후보로 거명된다.
미국 록펠러대학의 생화학자 스베틀라나 모이소프 교수, 하버드 의과대학의 내분비학자 조엘 하베너 교수,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르디스크의 연구 및 초기개발 부문 수석 과학고문인 로테 비에레 크누센 등 3명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수용체 작용제로, 체내에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당초 2형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모이소프·하베너 교수는 GLP-1를 식별하고 합성하는 데 기여하는 연구를 했다. 크누센은 약물로 사용할 수 있는 GLP-1 유사체를 개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올해 '미국의 노벨 생리의학상'으로 불리는 래스커-드베이키 의학연구상(래스커상)을 받았다.
또 다른 수상 후보로는 인류 문명사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선두주자 구글 딥마인드의 과학자들이 꼽힌다.
특히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AI 모델 '알파폴드'를 개발한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 존 점퍼 연구원이 주목받는다.
알파포드는 단백질 구조에 관해 구글 '검색엔진'과 같은 역할을 해 기초 생물학 등 관련 분야의 발전을 가속했다고 평가받는다.
이들의 관련 논문은 2021년 출판 뒤 1만3천회 이상 인용되는 등 학계의 높은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 래스커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벨상의 보수적 성향을 고려하면 AI 분야의 수상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내 미생물 연구 선구자인 제프리 고든 워싱턴대 교수의 수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는 쥐 실험 등을 통해 인간의 장내 미생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특히 영양실조 치료에 장내 미생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규명했다. 그는 2019년 영양실조 아동의 성장을 위해 장내 미생물을 활성화하는 식품으로 바나나, 땅콩 등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유방암 유전적 취약성을 입증한 메리 클레어 킹 워싱턴대 교수도 물망에 오른다.
그는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적 차이에 대한 연구 등을 바탕으로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를 규명했다.
올해 과학계 노벨상 발표는 7일 생리의학상으로 시작해 8일 물리학상을 거쳐 9일 화학상으로 막을 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