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테러 대상이 된 한국인

2003-12-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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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라크 저항세력의 테러로 인해 미군 희생자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이 테러의 표적이 되어 희생된 사건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일요일 이라크의 티크리트 부근 고속도로에서 현지의 전기공사를 위해 파견됐던 한국인 4명이 탄 차량이 테러공격을 받아 2명이 죽고 2명이 부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 이라크는 전쟁 때 보다 더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연일 테러공격으로 미군이 피살되고 있으나 숨어있는 저항세력을 소탕하기가 무척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동맹국들이 파병 움직임을 보이자 이들 동맹국의 국민을 목표로 테러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이라크에서 일본 외교관 2명이 피살됐고 알카에다가 일본이 파병할 경우 동경 도심에서 테러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같은 날 스페인의 정보장교 7명도 피살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국인이 테러 표적이 되고 말았다.


이번 테러사건으로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한미관계로 볼 때 한국이 이라크에 파병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에 대한 테러가 앞으로 심해질 것은 명약관화 하다. 한국인이 테러의 주요 표적이 되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세계화 시대인 오늘날 한국인은 세계의 모든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고 비즈니스와 관광 등 목적으로 곳곳을 누비고 있다. 테러조직이 한국인을 테러의 표적으로 삼아 테러하기 시작하면 이라크가 아니라 한국 국내에서도 테러가 발생할 수 있으며 한국인들은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안전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특히 알 카에다 조직이 주 목표로 삼고 있는 미국에 테러 위험이 크기 때문에 미국에 사는 한인들이 테러를 당할 수 있는 위험이 그만큼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변화무쌍한 국제관계의 변화 속에서 우리도 어느덧 테러 중심권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라크에서 한국인이 피살된 사건이 그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부터 우리는 우리에게 다가온 테러의 위험성에 대해 한층 더 경각심을 갖고 테러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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