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26년 만에 최고치
▶ 외인 올해 2.4조 순매수 상승 견인
▶ 투심 회복·정책 기대 속 자금 유입
▶ 대형주 랠리서 중소형주로 순환매
▶ 반도체·바이오 성장주 중심 강세
▶ “우상향 위해선 실적·체질개선 필요”
코스닥지수가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2000년 8월 이후 약 25년 8개월 만에 1200 선을 돌파했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하던 코스피 시장의 온기가 코스닥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으로 확산된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까지 더해지며 수급이 빠르게 개선된 영향이다.
지난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53포인트(2.51%) 오른 1203.84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1200 선을 넘어섰다. 올해 2월 27일과 3월 3일 장중 1200을 찍기도 했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지수 체계 개편 이전이자 닷컴 버블 당시인 2000년 8월 4일(1238.80)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은 중동 전쟁 긴장감이 완화되면서 이달 10일부터 11거래일 중에 단 하루를 빼고 10거래일이 상승했다. 특히 코스피가 주춤했던 13일과 17일, 이날도 코스닥은 상승 탄력을 이어갔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며 코스피 대형주는 쉬어갔지만 코스닥이 1200을 돌파했다”며 “중소형주와 개별 실적 모멘텀에 따른 테마별 순환매 양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상승의 핵심 동력 중 하나는 외국인 수급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6857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1월 5261억 원, 2월 1조 2090억 원 순매수 등 총 2조 3992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달 코스닥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동진쎄미켐(1601억 원)·제주반도체(1586억 원)·주성엔지니어링(1384억 원)·하나마이크론(1110억 원)·HLB(1103억 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와 바이오 분야의 성장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점이 특징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위험 선호 회복과 반도체 대형주 위주의 상승 랠리가 코스닥 종목까지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신고가를 써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날 주춤한 사이 코스닥은 펩트론 10.08%, 주성엔지니어링 6.63% 등 반도체·소부장 종목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또 알테오젠(3.22%)·에이비엘바이오(2.41%)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제약·바이오 관련주들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가 올해 들어 쏟아져 나온 점도 시장 활성화를 이끈 요인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달에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코스닥액티브 ETF’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코스닥액티브 ETF’가 동시 상장하며 경쟁이 불붙은 바 있다. 두 ETF는 약 한 달 만에 각각 1조 308억 원, 5164억 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장기적인 우상향 국면에 안착하려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적이 뒷받침되고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줘야 유동성 유입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코스닥 시총 5위인 삼천당제약은 논란 속에 주가가 100만 원을 넘어 ‘황제주’에 오른 뒤 반 토막이 났고, 시총 6위 리노공업은 이날 대주주가 지분 8631억 원(9.18%)어치를 앞으로 한 달간 시간외거래(블록딜)로 처분한다고 공시하자 주가가 정규장 대비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에서 5% 이상 하락했다.
정부는 연기금의 코스닥 시장 투자 확대와 시장 내 ‘승강제’ 도입 등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 관리 기간’을 운영해 시가총액, 동전주, 자본 잠식, 공시 위반 등 4대 요건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상무는 “단기적으로 코스피 시장이 반도체 중심으로 많이 상승한 가운데 2차전지나 코스닥 성장주로 온기가 옮겨가는 모습”이라며 “장기적인 상승세를 위해서는 동전주 상장폐지가 활성화되고 기업 공시가 더욱 꼼꼼히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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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