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민권 박탈까지, 도넘은 반이민 정책

2026-04-0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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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방정부가 시민권자에 대한 ‘시민권 박탈’ 조치를 본격 확대하면서, 시민권자라 하더라도 과거 범죄나 허위 사실이 드러날 경우 가차없이 시민권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다.

실제로 최근 연방 법무부(DOJ)와 이민서비스국(USCIS)은 한 달 100건 이상의 시민권 박탈 절차를 추진하는 새로운 지침을 시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출신 블라디미르 볼가예프의 시민권을 연방법원 판결로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시민권을 취득했지만, 그 이전인 2011년부터 총기 부품 1,000여 개를 해외로 밀수한 혐의와 소득 은폐를 통한 연방 주택보조금 사기 행위가 드러났다. 법원은 귀화 이전 범죄 사실을 숨긴 점을 들어 ‘선량한 도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조치는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정책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무부와 이민서비스국 내부 지침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동안 매달 100~200건의 시민권 박탈 사건을 각 지역 사무소에서 발굴·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이러한 조치가 미 시민권 제도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이민자 커뮤니티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전미이민포럼 등 이민단체들은 대규모 이민서류 재조사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강경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연방의회 공화당 의원들은 조직범죄, 테러, 강력범죄 연루자의 시민권 박탈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출생 시민권 부과 제도를 아예 없애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연방 대법원이 1일부터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 위헌 심리를 개시한 가운데 최종 판결의 향방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연방의회 공화당 다수당 위치 상실을 우려, 반이민·반웰페어 정책 입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인과 이민자 커뮤니티의 연대와 조직적 목소리 내기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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