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 이른바 ‘자바시장’의 치안 상태가 사실상 무법지대로 전락하고 있다고 한다. 한밤중 옥상에 침입해 수만 달러에 달하는 냉난방 설비를 뜯어내고 구리선만 빼가는 조직 절도는 더 이상 예외적 사건이 아니다. 전기가 끊기고 카드 결제 시스템이 마비되며, 업소들은 정상 영업조차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범죄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 기반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다.
문제의 심각성은 피해 규모에서 드러난다. 단기간에 수십 대의 HVAC 설비가 훼손되고, 수십 개 업소가 직격탄을 맞았다. 그 가운데 상당수가 한인 업소다. 한 대당 수만 달러에 달하는 교체 비용에 보안 시설 설치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이미 불황에 허덕이던 업주들에게는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범죄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의 대응이 체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고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수사 진척이 없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단순한 불만을 넘어 구조적 치안 공백을 드러낸다. 공실 증가로 관리가 느슨해진 건물 환경, 부족한 순찰, 낮은 검거율은 범죄자들에게 “이곳은 털기 쉬운 곳”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자바시장 한인 업주들은 그렇지 않아도 경기 침체와 매출 급감에다 이민 단속 강화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어든 현실에 직면해 있다. 매출은 반토막으로 떨어지고 일부 업소는 고정비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여기에 범죄로 인한 타격까지 겹치며 이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업계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개별 업주들의 자구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정부와 경찰, 건물주, 상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적 대응 체계가 절실하다. 고위험 지역에 대한 집중 순찰 강화, 감시 시스템 구축, 공실 건물 관리 의무 강화, 그리고 절도 장물 유통 차단을 위한 수사 확대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조치들이 병행돼야 한다. 동시에 피해 업주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도 필요하다. 긴급 보수 비용 지원, 세금 유예, 저리 융자 프로그램 등 현실적인 구제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상권 붕괴는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