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항공 불안·공항 혼란 이대론 안 된다

2026-03-2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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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항공 참사가 또다시 반복됐다.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착륙한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소방차와 충돌해 2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원인이 관제 혼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사고 당시 관제탑은 소방차에 활주로 통과를 허가했다가 뒤늦게 “멈추라”고 다급히 외쳤고, 결국 충돌을 막지 못했다. 이후 관제사가 “내가 일을 그르쳤다”고 말하는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는 항공 안전의 마지막 보루인 관제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동안 미국 항공 시스템은 만성적인 관제 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로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경고가 이어져 왔다. 현장에서는 “충분한 인력이 있다”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실제로는 인력 부족이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현재 미 전역 주요 공항에서는 보안 검색 대기 줄이 끝없이 늘어지는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연방 국토안보부(DHS) 예산을 둘러싼 정치적 대치가 있다. DHS 일부 셧다운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수많은 TSA 요원들이 급여 없이 근무하거나 아예 현장을 떠나고 있다. 이렇다보니 공항 검색대 인력 부족 상황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이 사태의 책임은 분명하다. 정치적 계산에 매몰된 채 타협을 거부한 정치권,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가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 제시된 절충안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민주·공화 양당 역시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해결책 마련에 실패하고 있다. TSA만이라도 우선적으로 예산을 지원하자는 제안은 번번이 막히고, 국토안보부 전체 예산을 둘러싼 정치 공방만 반복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단순한 행정 혼선이 아니라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다. 관제 인력 부족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고, 공항 보안 마비는 국민들의 일상을 흔들고 있다. 정치권은 더 이상 책임 공방에 매달릴 시간이 없다. 항공 안전과 공항 운영은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우선돼야 한다. 국토안보부 예산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관제 인력 확충과 시스템 개선에 즉각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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