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쟁·빈곤·차별 속에서도… ‘복음의 불씨’세계에 지핀다

2026-03-19 (목) 08:01:01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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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대 동문 선교사 3인방, 방대식·이철남·조영길 목사

전쟁·빈곤·차별 속에서도… ‘복음의 불씨’세계에 지핀다

외대 동문 선교사 3인방이 손을 맞잡았다. 왼쪽부터 이철남·방대식·조영길 선교사

전 세계에 파송된 한인 선교사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복음 전파와 사회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4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현장을 비롯해 멕시코 오지 그리고 우리 주변의 도시 빈민들을 섬기는 선교사들이 있다.

한국외국어대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한 방대식 선교사(86학번)는 총신대학원을 졸업하고 1996년 목사 안수를 받고 이듬해 우즈베키스탄으로 파송돼 10년 넘게 선교사로 활동했다. 이후 버지니아 시드선교회를 통해 2018년 우크라이나에 파송된 그는 전쟁 발발 후에도 폴란드 난민 캠프를 거쳐 다시 키이우로 복귀해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뉴 호프(New Hope) 선교센터’ 건립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갔으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이번에 전쟁까지 겪게 되면서 당장 시급한 구호사역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방 선교사는 “우리도 6.25전쟁을 겪었지만 절망과 상처를 이겨내고, 선교하는 나라로 성장했다”며 “지금 우크라이나에도 그러한 기도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 초기에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기도했으나 전쟁이 4년 넘게 지속되자 점차 잊혀져가고 있다”며 “올해는 반드시 전쟁을 끝나길 기도하며 선교센터도 다시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 선교사는 워싱턴과 뉴욕·뉴저지 한인교회를 방문해 선교 집회를 인도하고 다음달 2일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예정이다.


2022년 굿스푼선교회 ‘인종화합 대상’을 수상한 이철남 선교사(64학번)는 멕시코 유카탄 지역에서 30년 넘게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복음 전파뿐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면서 학교를 세우고 원주민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멕시코 정부도 포기한 오지에서 ‘복음의 불씨’를 지폈다. 어느덧 성장한 아이들이 지역사회 리더로 성장해 이 선교사를 돕고 있다. 건강 문제로 버지니아를 방문해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던 그는 “내 고향 멕시코로 돌아간다. 그곳에 묘지도 마련해놨다”며 “외대를 만나면 세계가 보인다고 했던 것처럼 서반어과를 졸업하고 나는 멕시코 사람이 됐다”고 자랑했다.

워싱턴 지역 거리선교 현장에서 유창한 스페인어로 복음을 전하는 조영길 선교사도 외대 64학번이다. 굿스푼선교회(대표 김재억 목사)에서 20년 이상 활동하는 조 목사는 대학 졸업 후 남미에 주재원으로 파견돼 정착했으나 1987년 미국에 와서 목사가 됐고 이제는 선교사로 도시 빈민을 섬기고 있다.

외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이들 선교사 3인방은 각기 다른 현장에서 ‘전쟁·빈곤·차별’이라는 도전에 직면했지만, ‘교육·봉사·복음’이라는 3박자를 통해 지역 사회에 희망을 심고 있다. 대부분 대학 전공과 무관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러시아어와 스페인어를 전공한 이들은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있다. 모처럼 워싱턴에서 다시 만난 외대 동문들의 반가움 뒤에는 다시 고단한 선교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선배가 후배를, 후배가 선배를 위해 기도하고 격려하는 아름다운 전통, 다른 선교사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문의 (703)585-8581, (703)947-7209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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