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대통령 “피도 눈물도 없는 금융사… 공적 책임의식 충분한가”

2025-12-20 (토) 12:00:00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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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 업무보고서 공적 책임 지적
▶ 주담대 편중, 법률 제도 개선 주문

▶ 서민금융지원 6321억 출연 관련
▶ “영업이익에 비해 소소하다” 지적
▶ 저신용자 지원도 “여전히 소극적”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을 향해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의 최첨단 영역”이라고 직격하며 공적 책임 의식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주택담보 대출 중심의 영업 행태를 두고는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자율을 산정할 때는 못 받는 사람을 예측해서 비용으로 보고 대손충당금을 쌓아 사실상 다른 대출자에게 전가를 해 놓았는데, 사실 연체로 못 받아도 손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악착같이 하는 것은 좋은데, 정책적으로 보면 바람직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도 사회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해야 한다. 사회 수준에 따라 금융에 요구되는 공공성이 커지고 있다”고 답변하자, 이 대통령은 “그런 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은 다른 사람이 영업을 못 하게 막은 뒤 특권적 지위에서 하는 특별한 영역이고, 국가사무를 대신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익을 보면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한다는 점이 분명한데, 공적 책임 의식이 충분한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기업영역, 생산적 영역으로 돈이 흘러가야 하는데, 민간소비 영역에 몰려 있는 상태가 심하다”며 부동산 담보대출 중심의 영업행태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급적이면 우리도 포용적 금융,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강화해야 하는데, 현재는 땅 짚고 헤엄치기, 돈 빌려주고 이자 먹기 이게 주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위원장이 “은행권 가계대출의 70%가 주택담보 대출인데 가장 편하고, 안전하고, 돈이 되고, 떼일 염려가 적으니 너무 그쪽으로 편중되는 것”이라며 제도 개선을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해도 조금만 개선되는데, 잠깐만 방심해도 휙 돌아간다”며 법률로 제도를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권의 서민금융지원에 대한 출연 문제도 짚었다. 금융회사들이 내년에 서민금융진흥원에 6,321억 원을 출연하기로 한 것을 두고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이 연간 얻는 영업이익에 비하면 참 소소하다”고 강조했다.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체크카드와 ‘햇살론 카드’를 발급하기로 한 것을 두고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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