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전통공예 장인들의 숨결’

2025-11-05 (수) 07:46:01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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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 대한제국공사관서 23인전 12일 개막

▶ 섬세한 손끝으로 완성한 146점 선보여

한국 ‘전통공예 장인들의 숨결’

주요 전시 작품.

국가무형유산 장인의 정성 어린 손길로 전통의 숨결을 더한 공예 작품전이 DC 소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펼쳐진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오는 12일부터 19일까지 ‘한국적 환대의 아름다움(The Beauty of Korean Hospitality)’을 주제로 한 특별전에서는 국가무형유산 조각장의 곽홍찬 보유자, 김각한 각자장 보유자, 김기호 금박장 보유자, 구혜자 침선장 보유자, 조대용 염장 보유자 등 전통공예 장인 23명이 만든 146점이 선보인다. 한점 한점에 깃든 장인의 숨결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정신을 오롯이 담아낸 살아있는 예술이 깊은 울림을 선사할 전망이다.

전시 총괄 감독을 맡은 원보현 WBH Lab 대표(동국대 교수)는 “한국 전통공예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사람을 맞이하는 마음과 예(禮)의 표현”이라며 “우리의 문화유산 공간인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활용한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품격 있는 환대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임산 대한제국공사관 소장은 “조선과 대한제국 시기의 외교 무대였던 유서깊은 대한제국공사관에서 한국 장인들의 숨결을 담은 전시회가 열리게 돼 의미가 크다”며 “이번 경주 APEC 행사에서 손님 환대를 통해 우리 전통공예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이번 특별전을 통해 더욱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사관 1층에 들어서면 바람이 지날 때마다 맑은 소리를 내는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기쁨이 잇달아 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희’(囍)자를 더한 대나무 발도 관람객을 맞는다. 접견 장소였던 객당은 장인들의 손길이 더해지며 한국적 아름다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변한다.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문양인 오얏꽃이 섬세하게 새겨진 다관과 그릇, 옻칠한 바탕 위로 영롱한 나전 빛이 돋보이는 상자와 매병 등이 전시된다.

2층에서는 최근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캐릭터를 닮아 주목받은 갓과 매듭, 호랑이와 까치를 금박으로 표현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섬세한 바느질로 완성한 도포와 치마저고리, 금속 표면에 홈을 파고 금빛이나 은빛 선을 끼워 넣어서 장식하는 입사 공예품도 관람객의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또 3층 벽난로, 출입구 앞·뒤에서도 다양한 공예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맞춰 한국의 전통공예를 알리는 자리도 마련된다. 15일(토) 오후 1시 스미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중앙홀에서는 10명의 장인이 참여하는 ‘세대를 초월한 전통:한국 공예(Timeless Traditions: Korean Craft ASMR)’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다만, 연방정부 ‘셧다운’ 미해제시 워싱턴 한국문화원으로 행사장소가 변경된다.
전시회 개막 리셉션은 12일(수) 오후 4시 공사관에서 열린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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