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매년 3월 미국의 고등학생들은 대학 입시 결과를 받기 위해 숨을 죽이고 기다린다. 특히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탑스쿨 합격은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꿈이자 목표다. 이런 상황에서 명문 사립고등학교의 진학 실적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지난 3년간 호레이스 맨 스쿨 졸업생 60명이 시카고대에 입학했고, 디어필드 아카데미에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30명 이상의 졸업생이 브라운대와 예일대에 진학했다. 돌턴 스쿨에서는 최근 5년간 36명이 코넬대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진학 실적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명문 사립고가 아이비리그로 가는 티켓’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일부는 돌턴, 채핀, 스펜스 등 뉴욕의 대표적 명문 사립학교 입학을 위해 유치원생 때부터 시간당 375달러에 이르는 사교육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대가 과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명문 사립고 진학이 과연 아이비리그 입학을 보장하는 ‘황금 티켓’일까?
핫치키스, 필립스 앤도버, 초트 로즈마리 홀, 리버데일과 같은 명문 사립고들은 대학 수준의 학문적 환경과 자원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아이비리그와의 역사적 연관성도 크다. 예컨대 핫치키스 스쿨은 예일대 총장 티머시 드와이트 5세의 요청에 따라 예일대 진학을 위한 준비학교로 설립됐고, 로렌스빌 스쿨은 프린스턴대 진학을 위해 목사 아이작 브라운이 설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컬럼비아대 입학사정관 출신 에린 카오는 “아이비리그 입학사정관들은 이들 학교의 교육 수준을 잘 알고 있으며, 졸업생들이 대학 수업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명문 사립고 학생들은 소규모 학급을 기반으로 교사와 입시 카운슬러로부터 보다 개별화된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수천만달러의 기금을 바탕으로 실험실, 도서관, 천문대 등 최첨단 시설도 갖춰져 있다.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는 39만권 이상의 장서와 중세 필사본, 대형 망원경이 설치된 천문대를 운영하며, 그로튼 스쿨의 공연예술센터는 전문 극단 수준의 무대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다. 필립스 앤도버의 젤브 과학센터에는 지진계와 분자생물학 연구실, 천문대까지 설치돼 있다.
이런 환경 덕분에 STEM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고급 연구, 특허 출원, 로봇 경진대회 수상 등의 성과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입증할 수 있다. 하지만 엘리트 사립고가 제공하는 소규모 학급, 강도 높은 수업, 입시 컨설팅 등이 대학 입시에 큰 도움이 되는 동시에 학생은 더욱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이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이들 명문고 출신 학생에게 기대하는 수준도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처럼 뛰어난 동료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이다. 입학사정관들은 단순히 ‘필립스 앤도버 출신’이라는 이름에 더는 감탄하지 않는다. 학교 내에서는 모두가 우수한 만큼 오히려 자신의 관심 분야를 독창적으로 발전시키고 차별화된 성과를 내야만 주목받을 수 있다.
카오 전 입학사정관은 “공립학교에서는 소수의 우수 학생이 돋보이기 쉬운 반면, 명문 사립고에서는 같은 학생이 ‘평범한 지원자’로 보일 수 있다”며 “아이비리그가 호레이스 맨에서 5명을 받고 버지니아주의 공립고에서 단 1명을 뽑는다 해도 공립고 학생은 입학사정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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