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깊이 따져보면 공기, 물, 햇볕일 것이다. 이 세 가지가 없다면 인간은 단 하루도 생존할 수 없다. 그러나 이처럼 절대적인 존재들에는 가격이 없다. 누구나 공짜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가격이 매겨진 것들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황금, 다이아몬드, 다빈치의 모나리자, 고흐의 해바라기 같은 것들은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며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한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이러한 것들이 공기, 물, 햇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아니다. 인간이 숨 쉬지 못하고, 마실 물이 없고, 햇볕이 닿지 않는다면, 그 어떤 보석도, 그림도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도 쉽게 공짜로 주어진 것들의 가치를 망각한다. 매일 마시는 물 한 모금, 아침에 비추는 햇살, 코끝에 닿는 신선한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지 못한다. 오히려 값비싼 것들에만 의미를 부여하고, 그 가치를 따지며 살아간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늘 곁에 있어주고,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은 때때로 소홀히 여겨진다.
언제든 연락하면 달려와 주는 친구, 특별한 이유 없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들. 이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존재이지만, 우리는 그 가치를 쉽게 간과한다. 정작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혹은 그 친구가 멀어지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다.
진정한 가치는 가격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공짜로 주어진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삶을 지탱하는 본질적인 것들은 언제나 가격을 초월한 존재들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보이지 않는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눈앞의 가격보다 더 깊은 의미를 찾을 줄 알아야 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야말로,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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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열/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