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시인이 떠나던 봄
2025-05-13 (화) 08:34:00
이선희/ 시인
봄 날의 강물이
온 우주가 담긴 나의 작은 뒤뜰에 가득 흐르더니
작은 키에 노란 얼굴 바짝 들고 하늘을 본다
하루, 이틀 지나
노랑 꽃 이파리 물길에 띄어 보내고
색 바랜 홀대 위에
가득 남긴 하얀 분신
사흘, 나흘 지나
한 줌 바람 타고 날아가 버린 하얀 흔적들
홀대 위 오롯이 남은 시간의 딱정이 잡고
미풍에 흔들리는 몸짓에
묻어나는 그리움
그 있는 먼 곳 까지 갈 수가 없어
연초록 그림자 아래
오늘도 서성이며
한 점 한 점 맞춰보는 은밀한 오색 퍼즐
서산 너머 지는 햇살에
내 그리움 실어 보낸다
봄은 또 노란 미소로 다시 오리라
<이선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