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67대 교황으로 새로 선출된 레오 14세 [로이터]
제267대 교황으로 새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첫 부활 삼종기도에서 우크라이나 등 전 세계의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11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 앞에 등장해 80년 전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됐다고 언급하면서 “더 이상의 전쟁은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서 주일 기도를 집전한 레오 14세 교황은 “오늘날 세계는 제3차 세계대전이 조각조각 벌어지는 극적인 시나리오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각난 제3차 세계대전’은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을 일컬어 자주 사용한 표현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전 세계 강국에 반복해서 시의적절한 호소를 전한다”며 “전쟁은 이제 그만!”이라고 외쳤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가슴에 품고 있다”며 “진정으로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에 도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가자지구에는 휴전과 아직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의 석방, 인도주의적 지원을 촉구했고 최근 충돌했던 인도와 파키스탄의 휴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에 ‘평화의 기적’이 허락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이틀째인 지난 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로 선출됐다. 최초의 미국인 교황인 그는 선출 당일인 지난 8일을 이어 이날 두 번째로 일반 대중 앞에서 세계정세에 대한 견해를 거리낌 없이 언급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성베드로 광장에 모여 환호를 보내는 군중에게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행복한 일요일입니다”라고 인사하며 설교를 시작했다. 그는 여러 국가가 이날을 ‘어머니의 날’로 기념한다면서 모든 어머니가 행복한 날을 보내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황이 일요일 정오 성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서 삼종기도를 올리는 것은 바티칸의 오랜 전통이다.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미사는 오는 18일 거행된다. 레오 14세의 첫 일반 알현은 21일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