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4년 만에 풀려나 집으로 돌아가는 한 남자의 감동스러운 스토리를 소개한다. 어느 날 뉴욕에서 플로리다 해변으로 가는 버스 안에는 세 쌍의 젊은이들과 덥수룩한 수염이 달린 돌부처처럼 무거운 침묵 속에 홀로 앉아있는 중년 남자 한사람이 있다.
차 안의 사람들은 그에게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해 말을 붙여 보았으나 묵묵부답, 옆에 여자 분이 포도주 한잔을 권하며 친절을 베풀었다, 얼마 후 그 남자는 여자의 집요한 관심에 항복했다는 듯 입을 열기 시작했다. “교도소에 있는 동안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소.
나는 부끄러운 죄를 짓고 오랜 시간 집에 돌아갈 수 없으니 만약 나를 기다릴 수 없다고 생각되거나 혼자 사는 것이 고생된다고 생각되거든 나를 잊어 달라고 했소! 그 뒤로 아내는 편지하지 않았소! 3년 반 동안이나 석방을 앞두고 아내에게 다시 편지를 썼소.
우리 살던 마을 어귀에 커다란 참나무 한 그루가 있소. 나는 편지에서 만약 나를 용서하고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면 그 참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달아달라고 했소. 만일 아내가 재혼을 했거나 나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면 손수건을 달아 놓지 마오.
그러면 나는 버스를 타고 떠나가겠다고”. 그의 얼굴이 굳어져 있었던 것은 거의 4년이나 소식이 끊긴 아내가 자신을 받아줄 것인가! 라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이야기를 듣던 다른 일행도 잠시 후 전개될 광경에 대해 궁금해하며 가슴을 조이게 되었다.
그 남자는 흥분한 표정을 보이거나 창밖을 내다보거나 하지 않았지만, 그의 굳은 얼굴엔 깊은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그에게 곧 눈앞에 나타날 실망의 순간을 대비하며 마음속으로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을과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20마일,15마일,10마일 물을 끼얹는 듯 버스 안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버스의 엔진소리만이 꿈결에서처럼 아스라하게 일정한 리듬으로 고막을 두드리고 있었다.
승객 모두가 창가로 몰려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드디어 버스가 마을을 향해 산모퉁이를 돌았다. 바로 그때 와! 젊은이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버스 승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소리쳤고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얼싸 안았다.
참나무는 온통 노란 손수건으로 뒤덮여 있었다, 20개, 30개 수많은 노란 손수건이 물결치고 있었다. 혹시라도 남편이 손수건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칠까 봐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참나무에 온통 노란 손수건으로 장식해 놓은 것이었다.
여전히 침묵을 지키는 것은 오로지 그 남자 한 사람뿐. 그는 넋을 잃은 사람처럼 자리에 멍하니 앉아 차창 밖의 참나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그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나이든 전과자는 승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버스 앞문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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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빈/한미충효회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