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착륙 성공’ 제이슨 김
▶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CEO 달 탐사 완벽 성공 이끌어
▶ “개척자 되려 우주 꿈꿨죠”
“많은 한국계 미국인이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이 되고자 노력한다고 들었지만, 저는 한 번도 현 상태를 유지하는 삶에는 끌려본 적이 없습니다. 늘 개척자(trailblazer)가 되고 싶었죠.”
제이슨 김(47·사진)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이하 파이어플라이) 최고경영자(CEO)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파이어플라이는 이달 초 민간 기업으로는 역대 처음으로 무인 탐사선의 달 착륙을 ‘완벽하게’ 성공시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이처럼 인류의 우주 개척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미국 기업의 수장이 한인이라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제이슨 김 CEO는 지난해 10월 파이어플라이의 CEO로 영입된 뒤 이 회사의 역대 가장 중요한 임무를 준비한 4개월여 시간 동안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첫 번째 달 착륙선 임무를 완벽한 성공으로 이끌었다. 지난 1월15일 지구에서 발사된 파이어플라이의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는 한 달 반 동안 지구와 달 궤도를 비행하고 이달 2일 달 앞면의 북동쪽 사분면에 있는 대형 분지 ‘마레 크리시엄’(위난의 바다)에 사뿐히 착륙했다.
텍사스주 달라스 교외에서 한인 이민자 가정의 세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이민 1세대인 부모에게서 근면함과 생산적인 삶의 자세를 물려받았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은 과감하게 미국으로 이주했고 결국 미국 시민이 됐다”며 “아버지는 이 나라가 우리 가족을 위해 많은 것을 해줬으니 우리도 나라에 보답해야 한다고 어릴 때부터 가르쳤다”고 했다.
이런 가르침에 따라 그는 세상을 개척하는 사람이자 국가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어린 시절 전투기 조종사를 꿈꿨고, 우수한 성적으로 미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는 시력 문제로 결국 파일럿이 될 수 없었고, 대신 전기공학 분야로 눈을 돌렸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로 “우리는 지구와 달 궤도를 비롯해 그 너머의 모든 우주 궤도에서 더 나아간 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발사체와 달·궤도 우주선 라인을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에서 한인들을 대표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특히 우주 분야에서 경력을 쌓으려 하는 한인들을 비롯해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고자 항상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항공우주 산업에 진출하기를 희망한다면 호기심을 잃지 말고 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 많다는 것을 조언해주고 싶다”며 “공학·물리학 등 STEM 학문이 중요 하지만, 이 산업에는 예술가나 정책·비즈니스·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