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한국에 전쟁이 일어나자 미국은 공산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위해 즉각 군대를 파견했다. 3만7천여명의 젊은 미국인들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나라에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웠다.
뿐만아니라 미국은 유엔 한국 재건기구(UNKRA)를 조직하여 교육, 농업, 건설, 보건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의 전후복구를 도왔다. 필자가 국민학교(초등학교)에 다니던 1950년대 중반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과서 뒷장에는 ‘이 책은 UNKRA의 지원을 받아 인쇄한 것입니다.’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UNKRA는 굶기를 밥먹듯 하던 그 시절 수시로 탈지 분유를 학생들에게 나눠주었으며 회충약과 옷가지도 주었다.
휴전 후에도 미국은 지금까지 70여년간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키면서 한미동맹의 신의를 지킴으로써 한국을 민주주의 선진경제대국으로 발전시키는데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해왔다.
이민자들에게 미국은 기회와 평등이 보장된 꿈의 나라였다. 본국에서의 박해와 가난을 피해 미국으로 몰려든 이민자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새로운 삶을 개척해나갔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더불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달라져버렸다.
거리에는 ICE 요원들이 서류미비자들을 체포하기 위하여 눈에 불을 켜고 다니고 있고 LGBTQ 성소수자들은 노골적인 차별과 박해를 받고 있다. 해외원조기구 AID에 대한 자금지원은 중단되었으며 파리 기후협약과 세계 보건기구에서도 탈퇴하였다.
트럼프는 파나마를 미국령으로 하고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는가 하면 덴마크로부터 그린랜드를 사들이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국제적인 원성을 사고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자유무역, 인권, 환경보호, 약소국 원조, 동맹에 대한 신의 등 그동안 미국이 주창해왔던 전통적인 가치관들은 오로지 돈만을 따지는 트럼프대통령에게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것 같다.
무차별적인 관세폭탄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그로 인한 물가상승과 소득감소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고통스러운 몫이 될 것 같아 염려된다. 환경보호와 기후변화에 대한 무대응 역시 후손들의 생명과 복지를 위협하는 무책임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미국이 자유세계의 리더로서 좋은 이미지를 쌓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오랜 세월이 필요했지만 그것을 부수는데는 하루아침이면 족한 것이다.
트럼프의 금전만능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미국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 듯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초래하는 소탐대실 정책이 아닐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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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호/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