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을사년 2025년을 맞이하는 원로모임에서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낙천지명 -樂天知命이 선정되었다.
낙천지명에 담긴 뜻은 “하늘의 뜻에 순종하고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라” 이다.
이 사자성어는 지난 일요일 조국사랑 미주연합과 한미충효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인사회의 원로 및 지도자 모임에서 참석자 50명이 제출한 3개의 교훈적 성어를 집계하여 선택된 것으로 지난 12년동안 계속 이어온 것이다.
참석자는 모두 매년 마련된 이 행사에서 제공된 100여개의 교훈적 사자성어를 하나하나 숙독하면서 자신은 물론, 이웃과 사회에 가장 알맞고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보는 성어를 선택한다. 이를 통해 모두가 많은 교훈을 접하면서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자세를 정립하고 각오를 다지게 된다.
나의 경우, 이날 내가 뽑은 사자성어를 새해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하늘의 뜻”을 잘 알아야 순종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터인데, 하늘의 뜻이란 마치 봉사가 한자리에 서서 코끼리를 손으로 만지는 것과 같이 그 의미가 매우 모호하고 커서 이해에 한계가 있는 “신의 영역” 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 싶다.
그런 이유로 인류의 다양한 문명에서 보는 하늘의 뜻을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인간의 존재와 세상을 탐구하여 정립해온 최고의 학문인 철학에서 보는 “하늘의 뜻”을 보자면, 학파에 따라 다르지만 요약해서 스토아철학에서는 “자연의 법칙”이라고 하고, 칸트철학에서는 “도덕법칙”으로 보았고, 헤겔철학은 절대정신이라고 하였으며, 실존주의에서는 개인의 선택과 행동을 통하여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을 “하늘의 뜻”이라고 정의하였다.
종교적으로 불교에서는 “자연의 법칙이나 진리를 의미” 하고 유교에서는 “도덕적이고 초월적인 힘 또는 사회적 또는 도덕적이며 윤리적인 가르침” 이라고 하였다.
기독교에서는 성경에 적힌 가르침과 계획과 의도가 곧 하늘의 뜻이라 믿고 있다.
카톨릭에서는 성경 외에 교회의 전통과 교리가 포함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자 “하늘의 뜻”이라고 보았다.
이슬람교에서도 성전인 쿠란 koran과 순나sunnsh 에 알라의 뜻이 기술되어 있으며 그것이 바로 “하늘의 뜻”이다.
힌두교에서는 각자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는 것(Dharma)과 업보의 법칙(Karma)으로 인간의 운명(윤회 포함)이 정해진다는 것을 “하늘의 뜻”으로 삼는다.
이외 도교에서는 자연의 법칙과 도의 조화 그리고 자연스러운 존재로 보았으며, 유대교는 토라(Torah) 가 하나님, 즉 하늘의 뜻으로 보았다.
과학은 하늘의 뜻이라고 믿어왓던 많은 물리적, 자연현상 (번개. 가뭄. 홍수. 화산. 지진. 지구증심설. 질병 등등)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물리적 또는 이론적로 검증된 지식으로 체계화 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인간의 지식한계를 넘는 초월적인 현상과 실체는 하늘의 뜻 영역에 남겨두고있다.
한편, 우리의 일상생활(보험, 법전 등)에서 사용되는 will of god은 인간의 능력으로 통제불능한 불가항력적 이거나 천재지변성 일들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하늘의 뜻”은 종교의 성서와 성전이 전하는 교리/가르침이 곧 하늘의 뜻이며, 동양에서는 주로 초월적 자연적 사회적 도덕적 윤리적 가르침을 하늘의 뜻이라고 보고있다.
따라서 “하늘의 뜻에 순종하라”는 뜻을 해석하는 것은 독자 여러분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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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공/전뉴욕한국대학동문총연합회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