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곤일척(乾坤一擲)은 성공이냐 실패냐 등 사생결단하는 최후의 한판 승부를 일컬음이다. 당나라 대문장가(大文章家)인 한유가 하남성(河南省)내의 홍구를 지나가다가 그 옛날 한왕(漢王) 유방에게 건곤일척을 촉구한 장량(張良) 진평(陳平)을 기리며 읊은 회고시 과홍구(過鴻溝)에 나오는 마지막 구절에 포함되어 있다. “용은 지치고 호랑이는 피곤하여 이 강을 가르니” “누가 군왕을 권하여 말머리를 돌릴 수 있을까”
현대 정치 사회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군과 정부관료들의 신의, 의리, 충절, 지조는 그나라의 지배적인 위상을 점유하고 나라의 기틀을 다진다. 그러나 이번 비상계엄령 선포가 좌절되자 중용(中庸)에 나오는 ‘내탓이오’ 철학은 남 탓으로 자신의 잘못을 가리려는 오늘 날의 우리 세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군장성 일부 똥 별 들은 눈물를 흘리며 줏대없이 갈팡 질팡 변명에 급급 하고 각료들은 의사당에서 기립 자세로 잘못했다고 90도 허리를 굽히는 추한 모습들은 이 나라에 극단적 괴리로 악마의 수단만 남았다.
그들에겐 간도 쓸개도 자존심도 없는데 “누가 군왕을 권하여 말머리를 돌릴 수 있을까” 없다. 우리 한국에는 그런 위인은 없다. 중국 삼국사기에서 난세 속에서 자신만의 길 선택하는 위인들이 넘처난다. 제갈량과 조조. 그리고 사마의가 그렇다.
제갈량은 무능한 군주를 성실히 보좌하는 충신의 역이라면 사마의는 여차하면 주인도 처버릴 수 있는 권모술수의 화신 이다. 지금 한국은 개인의 절제와 시민적 덕목을 경시하고 무절제와 방종으로 치닫고 았다. “과연 민심이 정의일까”. 마이클 브린(Michael Breen)전 외신자의 명언이다. 반드시 민심이 정의일수는 없다.
필자는 오래 살면서 극치를 봤다. 한국은 다수의 민심이 지배하는 나라가 된지 오래됬다. 세월호를 비롯해서 대형사고가 그렇다. 자고로 민심의 권력은 부패하며 부패한 권력은 나라를 망하게 한다.
한국의 민심은 이미 권력의 맛을 보았으며 부패했다. 민중의뜻이 법위에 있으며 민중의 뜻이면 죄 없는 대통령도 감옥에 보낼 수 있다. 부패하고 우매한 민중이 결국에는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다. 너무도 민중을 사랑 했던 “톨스토이”조차 민중을 경계 했었다.
누가 죄없는 “소크라테스”를 죽였나 부패하고 무지한 민중들이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민중, 민심, 민의, 민초라고 하면 맹목적으로 최고 진리이며 최고의 정의라고 한다. 누구든 민중에 반대하면 무조건 불의(不義)한 자. 나쁜 놈으로 단죄해 버린다.
헌법도 양심도 다 민심 아래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절제되지 않고 무책임하며 무지하며 집단 이기주의적인 민중과 민심은 역사적으로 나라를 멸망시킨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음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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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영/뉴욕평통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