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당선자 트럼프의 이민정책 골자는 미국내에 거주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대대적으로 강제 추방한다는 것이다.
또한 멕시코 국경지역에 높은 담장을 쌓아 밀입국자들의 월경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발상이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맨 먼저 서명할 서류가 바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강제추방 명령서라고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민정책은 이민과 경제정책에 문외한인 내가 생각해도 문제가 많은 정책이라 생각된다.
첫째, 강제추방 정책을 살펴보자. 트럼프가 그의 주장대로 1,100만 불법체류자들을 모두 또는 대거 추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의 소재지를 파악한다음 군대나 경찰을 동원해서 그들을 검거해야 할 것이다. 그들을 하나 하나 추적하고 검거하는 데에는 막대한 인력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설령 그들을 모두 검거하는데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국외추방시킬 때까지 일시적으로 가두어 둘 수용소 시설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서류미비자들을 육로나 항공편으로 본국으로 운송하는 데에도 역시 많은 비용이 든다.
불체자 한사람을 추적하고 검거하고 수용하고 운송하는데 드는 비용은 직접비와 간접비를 모두 합쳐 줄잡아 1만불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대략 1,000억불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불법체류자들은 트럼프가 말하는 것처럼 강간범이나 마약사범 또는 살인범들이 아니다. 그들은 언젠가 합법신분을 취득할 것에 대비해서 열심히 일하고 세금도 꼬박 꼬박 내고있다. 그들 중 상당수가 최저임금을 받으며 미국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이른바 3D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또한 그들의 가족중에는 시민권자와 합법적 신분소지자도 많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을 강제추방하는 것은 부모자식간, 또는 부부간에 생이별을 시키는 비인도적인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미국내 서류미비자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모두 사라져 버린다고 생각해 보자. 세탁소와 네일가게는 물론, 델리 그로서리 청과 수산시장, 목화농장과 닭공장, 쓰레기 수거와 건축공사장에 이르기까지 당장 일할 사람들이 상당수 사라져버린다. 그들의 노동력에 의지하던 수많은 비지니스들이 타격을 받고 폐업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서류미비자들이 대거 미국 땅을 떠나게되면 매출과 소비가 크게 줄어들게 되어 경기가 위축된다.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세수는 급격히 감소하게 되고 미국제품의 가격 경쟁력이낮아져 수출이 둔화된다. 실업자가 속출하게되고 미국 경제는 장기적인 불황과 침체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
둘째, 미국 멕시코 국경지역 담장설치 문제를 살펴보자. 1951마일에 달하는 남부 국경선에 실효성 있는 담장을 쌓기위하여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설령 담장구축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육로가 막히면 바다나 제3국 경유 항공편을통해서라도 올사람은 오게 마련이다. 아무리 담장을 높게 올린다 하더라도 보다 나은 삶을 위하여 미국에 입국하고자 하는 이민자들의 의지를 완전히 꺾을 수는 없는 것이다.
국경 경비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담장보다는 드론이나 AI, 안면인식 기술 같은 첨단 기술을 이용하는 편이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이 무조건 이민자들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불법 이민은 엄격히 단속하되 옥석을 가려 고급두뇌나 범죄경력이 없는 성실한 이민자들은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고 구제해주는 합리적인 이민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
채수호/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