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총영사, 광복회장 기념사에 불만 표출 논란
2024-08-16 (금)
이진수 기자
▶ “말 같지도 않은 기념사” 돌출발언에 일부 “공개불만표출 이해안돼” 쓴소리
유진희(맨앞줄 왼쪽부터) 광복회 뉴욕지회장과 김의환 뉴욕총영사가 15일 뉴욕한인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장에 나란히 앉아 있다.
한국의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선 논란에 따른 이념 갈등으로 1945년 해방 이후 79년만에 처음으로 둘로 갈라져 열린 가운데 뉴욕에서 열린 경축식 행사에서도 이 같은 갈등의 모습이 연출됐다.
유진희 광복회 뉴욕지회장은 15일 뉴욕한인회관에서 진행된 광복절 행사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한국정부 주최가 아닌 별도로 개최한 광복절 기념식에서 연설한 기념사 대독을 통해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 없다”며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유 지회장에 이어 김의환 뉴욕총영사가 경축사 발표를 위해 단상에 올라 유 지회장이 이종찬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대독한 것을 두고 불만을 표출하면서 불거졌다.
김 총영사는 이 자리에서 “말 같지도 않은 이종찬 광복회장의 기념사”라며 강한 유감을 표한 후 “36년간의 일본 식민지배는 지울 수 없는 증오와 고난을 안겼지만,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은 불행했던 과거를 딛고 화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일부 세력의 무분별한 반일 주장으로 순국선열의 희생을 기리고 그분들의 뜻을 이어 대한민국의 번영과 통합 의지를 더욱 다지게 만드는 뜻 깊은 광복절마저 혼탁한 정치논리로 변질 시켰다. 무분별한 반일 주장이 아닌 실력으로 일본을 앞서야 진정한 극일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김 총영사의 발언에 대해 이날 행사장에서는 한쪽에선 “옳소”라고 외치며 동조하는가 하면, 또 다른 쪽에서는 '공무원인 뉴욕총영사가 무슨 자격으로 광복회 지회장의 기념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날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한인단체 관계자는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이념 대립과 정쟁이 뉴욕으로까지 번져온 것 같아 너무 안타깝고 한심할 뿐”이라면서 “일제 36년간의 식민지배로부터 벗어나 독립을 경축하는 이날까지 이념 싸움을 해서야 되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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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