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버지니아가 타들어가고 있다

2024-07-17 (수)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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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속 극심한 가뭄 지속 VA 전체 86%가 메말라

▶ “3~4일 큰 비 내려야 해갈”

버지니아가 타들어가고 있다

버지니아주의 86%가 가뭄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방 가뭄 모니터링)

올여름 미 중서부에서 시작된 기록적인 폭염이 동북부까지 확산해 피해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버지니아도 86%의 땅이 극심한 가뭄에 메말라가고 있다.
국립 기상청과 연방 가뭄 모니터링에 따르면 올 여름 들어 버지니아주의 기온이 90도를 넘는 날은 26일을 기록했으며 최근 북버지니아 등 워싱턴 일원에서 온도가 100도를 넘는 날이 이틀이나 있었고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는 지난 15일 체감 온도가 무려 110도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면서 지난 주 훠키어 카운티가 야외 세차 금지와 분수대 운영 중지 등 강제 절수와 물 공급 제한 조치에 들어간 것을 비롯해 다른 카운티들도 가뭄 악화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처음에는 셰넌도어 국립공원과 북버지니아 일원 등 버지니아주의 일부 지역에만 가뭄주의보가 내려졌으나 점차 그 범위가 주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16일자 버지니아 가뭄 지도에 따르면 심각한 가뭄 상태에 빠진 곳이 주 전역의 35.4%나 됐고, 가벼운 가뭄 상태인 곳은 50.7%나 되는 등 가뭄 지역이 주 전체의 86.1%나 됐다.
이들 가뭄 지역에 사는 버지니아 주민은 610만명이나 됐다.


셰넌도어 국립공원을 자주 찾는다는 한 한인은 “계곡물이 평소의 20%~30% 밖에 안 될 정도로 가뭄이 심하다”며 “이 같은 가뭄이 팬데믹 이후 수년째 계속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 기상청 관계자는 “지금의 가뭄 사태가 전례는 있지만 현재의 폭염과 가뭄 상황을 고려할 때 특히 우려된다”며 “특히 버지니아의 가뭄 현상은 계속 악화되면서 주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것은 일시적, 국지적으로 잠깐 쏟아지다 그치는 비가 아니라 버지니아 전역에 걸쳐 3~4일간 계속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이라며 “큰 가뭄이 해결되려면 열대성 폭우가 내려야 하는데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15일 기준 미국에서 1억명이 넘는 인구가 폭염주의보나 경보의 영향권 아래에 놓였다.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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