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 유세장의 저격 사건을 보면서

2024-07-16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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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하여 음식을 만들어 오면 축복을 하겠다는 아버지 이삭의 부름으로 사냥을 나간 형 에서를 대신해 어머니와 짜고, 쌍둥이 형의 옷을 입고 집안의 가축을 잡아서 아버지에게 바치고 동생 야곱은 아버지의 축복 즉 장자 상속을 받았다.

그리고 아버지 이삭의 지시로 외삼촌 라반에 집에 머물며 가족을 일군 야곱은 2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형이 자신과 가족을 죽일까 두려웠다. 그래서 형에게 사과하는 의미로 여러번에 걸쳐 재산을 보냈다.

마침내 형을 만났는데, 여러 소문에도 불구하고 형 에서는 동생을 용서하고 환영을 했다.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인간은 언제나 경쟁을 하면서 산다. 그래서 싸움이 나고 전쟁이 나기도 한다. 심지어 피를 나눈 형제간이라 할지라도 집안에서의 서열과 상속을 놓고, 때로는 서로 죽이기도 하고 원수가 되기도 한다.


물론 고대부터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특히 한 나라의 대권을 놓고서는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형제간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이 있었다. 조선의 건국사는 정말 형제간의 권력 투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5백년이 지난 지금 드라마로도 여러편 제작이 되었을 정도다.

어머니 배속에서부터 서로 경쟁을 하였고, 결국 동생이 형의 권리를 속임수로 빼앗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동생은 형에게 사과로 재산을 바치고자 했고, 형은 그런것에 개의치 않고 동생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지금 세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서로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려고 하지 않는다.
야곱과 에서의 길 보다는 카인과 아벨의 길이 대세다. 이시대 세계의 지도자들은 화해와 용서보다는 대결과 응징을 입에 달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려는 지도자들은 없고 전쟁을 더 부치기고 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도 그렇다. 특히 미국은 공개적으로는 이스라엘을 말리는 시늉을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엄청난 전비와 무기를 이스라엘에 지원하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자산을 지원하고 있다.

분단 74년, 휴전 71을 넘긴 한반도야 말로 아벨과 카인의 길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본인들도 아닌 2세대 이전에 있었던 전쟁에 대하여 서로 용서하고 화해를 구하는 야곱과 에서의 길 보다는, 세월이 가면서 더 많은 대량 살육 보복을 하기 위한 무기를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이 쌓아놓고 또 만들고 있다. 그리고 서로의 치부를 손가락질하면서 온갖 악담을 퍼붓고 있다. 그리고 각자의 땅에서는 이런 증오에 가담하지 않으면 반역자라고 사회적 매장을 시킨다.

몇세대가 더 지나야 야곱과 에서의 길을 걸어 새로운 미래로 향할수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과거 속에 맴돌다 아벨과 카인의 운명을 맞이 할지 우려가 된다.
그런데 이런 한반도를 미국이 따라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선거는 그야말로 정책 선거였고 선거가 끝나면 신사답게 깨끗이 승복했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은 정치와 지역이 분열되어 대통령과 연방 선거를 하면 할수록 적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마치도 1861년 남북전쟁의 시기와 점점 더 비슷해지고 있다. 이시기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유세중 총격을 당하였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서로의 적대감이 더 높아질까 우려된다.

대선 4개월을 앞두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그리고 그 지지자들이 더욱 더 냉정하게 사태를 바라보고 서로 극단주의를 배격하고 서로 위로하면서 오히려 미국의 분열을 화합으로 만드는 미래를 위한 선거를 치루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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