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의 VA 공습 시작되나

2024-06-20 (목) 유제원 기자
크게 작게

▶ 영킨 주지사-트럼프 지난주 회동, 버지니아 탈환 방안 논의

트럼프의 VA 공습 시작되나

지난 12일 버지니아 라우든 카운티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영킨 주지사(오른쪽)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났다. <사진-트럼프 캠페인>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는 지난 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났다. 지난 2021년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영킨 주지사는 당시의 경험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다시 버지니아를 붉게 물들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버지니아 지역은 여전히 푸른색(민주당)이 강하지만 버지니아 비치, 스태포드 그리고 페어팩스 카운티 서쪽 지역은 점차 붉은색(공화당)을 띄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관계자는 “최근 버지니아에서 바이든의 낮은 지지율은 그의 국정능력을 반영한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지난 4년의 성과에 따라 최적의 후보를 선택할 것이고 이는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8일 실시된 예비선거 결과에 대한 공화당의 기대가 남다른 가운데 민주당 테리 맥컬리프 전 주지사는 이날 그의 맥클린 자택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모금행사를 열었다. 그간 ‘블루 스테이트’라고 안심하고 있던 버지니아가 흔들리자 당 차원에서 단속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버지니아대 정치센터의 카일 콘딕 연구원은 “바이든이 다른 지역보다 버지니아에서 더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트럼프의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대선 경합주인 6개주(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 버지니아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대선은 2004년 조지 W 부시 이후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동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대선에서 10% 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라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버지니아에서 이기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민주당 대다수의 생각이다. 과거에도 트럼프가 나타나면 오히려 공화당에 불리했던 것에 비추어 버지니아 정치인들이 트럼프 캠페인에 참여하는 모습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바이든이 아무리 인기가 없어도 트럼프를 찍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바이든 캠페인은 “아직 11월까지는 시간이 있고 지지율 반등의 기회도 충분히 남아있다”고 하지만 오는 9월부터 사전선거가 시작되는 만큼 사실 그리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한편 민주당 지역으로 구분되는 미네소타, 뉴저지도 버지니아와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트럼프 쪽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블루 스테이트들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들이 만난 자리에서 이들은 “블루 스테이트로 알려진 미네소타, 뉴저지, 버지니아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적극적인 공략에 나설 것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바이든 캠페인은 “그들은 여전히 2016년, 2020년 선거에서 자신들이 이겼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라며 “불확실한 근거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뉴저지에서 연방상원에 출마한 민주당 앤디 김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뉴저지에서 돈을 쓰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다. 그러나 뉴저지 유권자들은 이미 트럼프에 지쳐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의 제리 코널리 하원의원도 “버지니아는 트럼프의 MAGA를 막아내는 단단한 벽돌 벽”이라며 “우리는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두 번이나 탄핵되고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제원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