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연합회장 또다시 구인난?

2024-06-18 (화)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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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상 추락에 무관심… 3개월 이상 일찍 선거공고

▶ 22일 후보 등록마감… “2·3차 공고까지 준비”

제43대 워싱턴한인연합회장 선거가 오는 11월 6일 실시된다.
지난 12일 발표된 선거 공고에 따르면 후보자 등록 마감은 오는 22일(토)이며 후보 등록금은 3만 달러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고은정 위원장, 신일수·안미경·토머스 보이스렛 위원으로 구성됐다.

회칙에 따르면 선거는 11월에 실시해야하며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일 60일 이전에 구성하고 선거공고는 선거일 50일 전에 해야한다. 이에 따라 보통 9월에 선관위가 구성되고 10월초에 선거공고가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올해는 3개월 이상 빨리 발표됐다. 또한 공고 이후 후보자 등록마감까지 열흘 정도에 불과해 너무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워싱턴한인연합회 스티브 리 회장은 “이달 초 이사회를 통해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됐고 선관위에서 선거일정을 결정했다”며 “과거 입후보자가 없어 회칙에 따라 선거를 치르지 못했던 경험에 비추어 올해는 다소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지난 2020년 스티브 리 회장이 41대 회장에 출마할 당시에도 1차, 2차 두 차례 선거공고가 있었지만 아무도 등록하지 않아 선관위가 해체된 이후 한인회 집행부에서 입후보 절차를 처리하게 됐었다. 결국 스티브 리 회장의 단독 입후보로 결론이 났지만 당시 이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았다.

일정을 앞당긴 리 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를 물색하고 있지만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하며 “이번 1차 공고에 이어 앞으로 2차, 3차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회칙에 따라 11월에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일찍부터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으로 들리지만 선거공고를 내면서 아무도 등록하지 않을 것을 미리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과거에는 입후보자에게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에서 2년 이상 봉사한 기록’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42대부터 이러한 조항이 사라졌으며 이번에도 한인회 봉사 경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리 회장은 “누군가의 출마를 막기 위한 편법이었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한인회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인연합회장 선거가 한인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차 공고가 나갔지만 아직 후보자 등록서를 받아간 사람도 없고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도 없다. “한인회 위상 실추가 한인들로부터 외면 받게 된 가장 큰 문제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돈까지 쓰면서 선거를 치르고 싶은 사람을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여론의 반응이다.

또한 41대에 이어 42대 회장을 연임한 스티브 리 회장이 다시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그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 그러나 적임자가 없다면 다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겨두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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