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생각] 도박 이야기

2024-06-14 (금) 나정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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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성은 식욕이나 성욕 만큼 인간성의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듯 싶다. 한국에서는 가족들 행사나 지인들 끼리 모이면 ‘고 스톱’판을 벌리기 일수다. 작은 금액 내기는 심심풀이 오락이라 말 하기도 한다.

그러나 금액이 높아지고 일방적으로 돈을 잃은 사람은 마음이 불편해 지기 마련이다. 결국은 언성이 높아지고 다투게 되고 좋은 관계도 상하게 된다. 열이나서 화투치기로 밤을 새면 다음날의 생활은 엉망이 되어 버릴 것이다.

학교 다닐 때 일등을 놓지 않던 고향친구 한 사람은 친구들과 고 스톱을 칠때 상대의 패를 다 읽고 있었다. 우리들은 그를 ‘도신’ 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전문 도박꾼들에게 빠져 엄청난 빚을 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을 잊을수 없다.


사람들은 말하기를 도박은 ‘운’이 따라주어야 하고 확률에 따라 판을 잘 읽을줄 알아야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큰 도박판은 일반사람들이 생각 할수 없는 속임수가 난무 할 것이다.

‘타자’ 라는 한국 영화가 있다. 전문 도박꾼들의 속임수 이야기다. ‘섯다’ ‘짓고 땡’ 같은 놀음은 한장의 패로 승부가 갈리게 됨으로 갖은 장난질을 친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끔찍한 이야기는 신체의 일부를 건 내기로 치닫고 피해를 입은 자는 복수로 이어지는 악순환 이였다.

나 자신도 한때 ‘마작’에 빠져 일을 등한히 한 후회를 남겼다. 기다리는 마작패를 손가락으로 비벼대는 희열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중독이였다. 미국 이민은 그러한 악몽에서 벗어나는 치유이기도 했다.

‘후러싱’ 어디선가 휴일날 이른 아침, 대형 버스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지어 타고 어디론가 간다. 지인들에게 물었더니 ‘카지노’ 도박장을 가는 사람들이라 했다.
무료로 얼마간 돈을 받아 점심도 해결하고 심심풀이로 놀다가 온다고 했다. 중독으로 가는 무서운 길들이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갖은 고생을 하여 가게 하나를 열어 안정을 갖게 된 어떤 한인도 이 심심풀이 놀이에 빠져 가게도 잃고 빚 때문에 카지노에서 청소나 하는 신세로 전락 했다고 한다.
어떤 지인 한 분도 서부관광을 갔다가 ‘라스베가스’ 에서 하루밤 묵게 되었다. 심심풀이로 도박을 하여 만불 정도 땄다고 한다.

고급스로운 호텔방을 무료로 제공하여 준다고 하여 들뜬 기분으로 단잠을 자고 다음날, 그 황홀한 기분을 지울수 없어 다시 도박을 했는데 만불을 다 잃고 빈털털이가 되어 돌아 왔다고 한다.

미국내에는 곳곳에 많은 도박장이 있다. 많은 세금을내고 경비를 제하고도 화려한 큰 건물들은 건재하다. ‘카지노’는 절대로 손해 보지 않는다는 것이 진리이다. ‘주색잡기에 빠지는 것은 패가 망신’ 의 지름길 이라는 옛말을 다시 새겨 본다.

<나정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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