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의견] “무심한 세월”

2024-06-12 (수)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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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5일자 모 일간신문 전면에 “스승의 날 60년 추락한 교권”이란 제하의 글을 읽고 세상이 변해도 이럴 수 있나? 하고 한탄하였다.

2018-2022년 동안 교권침해 1만천건, 절반 이상이 교사가 모욕을 당했거나 명예 훼손당한 통계 숫자라 한다. 그 중에도 교사들이 학생이나 학부모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례가 최근 5년간 1,000건이나 넘게 발생하였다 하니 한국의 교육현실이 참담함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의 모 초등학교 교사가 자기가 가르치는 아동들에게 잘못이 있어 여러 학생들 보는 앞에서 벌을 주었다. 그러자 그 아이의 부모로부터 아동 학대죄로 고발당했고, 교육당국으로부터 해직까지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이 젊은 교사는 너무나 억울해 결국 자살까지 하게되었다. 전국의 교사들로부터 보내온 조화와 조문의 글이 학교 주변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이 어찌 보통 일이라 하겠는가?


지금 한국의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인성교육에는 오불관하고 그저 내 새끼 사랑에만 도취돼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부모들의 교육경쟁심이 정상을 넘어서 병적이기까지하다. 학교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훌륭한 인물이 된 사람이 수도 없이 많다.

그들은 바른 정신 가지고 성장한 사람들이다. 잘 살게 하는 교육보다 바르게 살게 하는 교육이 훨씬 가치가 있다고 본다. 나 역시 어려서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6,7세 때 서당에서 한문 공부하고 있었을 때 선생님 발밑에는 길다란 회초리가 마련돼 있고 공부하다 졸거나 외우라고 한 글을 외우지 못할 때는 그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던 생각이 난다.

해방 후 한때 교편 생활을 한 일이 있다. 그 당시에는 칠판 위의 두세 개의 몽둥이가 각 교실마다 있는 것이 보편화돼 있었다. 하나는 칠판 위에 써놓은 글씨를 가르키는데 사용되기도 하고 수업 중에 말썽 부리거나 숙제 안 해온 아이에게는 가차없이 종아리를 때리는 것이 예사로 되어있었다.

요즘 같으면 아동 학대죄로 고발 대상감이기도하다.
어떤 학부모들은 “집에서 말도 안 듣고 말썽만 피운다고 담임선생님께 찾아와 우리 아이에게 혼 좀 내주세요”하고 당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요즘과는 정말 격세지감이 든다. 속담에 ‘선생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된다’고 까지 숭상하던 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옛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정말 선생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스승의 날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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