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VA 연방 상원선거 트럼프 대리전 되나

2024-05-29 (수) 유제원 기자
크게 작게

▶ 트럼프, 공화당 헝 카오 공식 지지

▶ 3선 도전하는 민주당 팀 케인 위협

VA 연방 상원선거 트럼프 대리전 되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버지니아 연방 상원 공화당 경선에 출마한 헝 카오 후보를 공식 지지했다.

지난 2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자유당(Libertarian Party)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헝 카오는 인플레이션을 막고 경제를 성장시키고 국경을 지키고 참전용사들을 지원하고 또한 수정헌법 2조(총기권)를 지키기 위해 지치지 않고 싸우는 투사가 될 것”이라며 “그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자신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표했다.

공화당 경선에는 현재 5명의 후보가 출마해 경쟁하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카오 후보가 한층 유리해진 상황이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45대에 이어 47대 대통령이 될 트럼프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버지니아 예비선거는 다음달 18일 실시되며 민주당에서는 이미 팀 케인 상원의원의 3선 도전이 결정된 상황에서 다른 마땅한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 왔었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기성 정치인과 다른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고인물이라는 비판도 나오면서 케인 의원이 은퇴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지만 결국 세 번째 도전에 나서게 됐고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 결집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공화당 카오 후보는 그간 연방하원 10지구에 도전해 왔으나 북버지니아 지역에서 공화당 후보의 한계를 절감하며 주 전역으로 지역구를 넓혀 연방상원에 도전하게 됐다. 베트남계 난민으로 미국에 와 TJ과학고,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25년을 복무한 카오 후보의 이력은 공화당뿐만 아니라 다른 소수계 이민사회에 모범이 됐으며 변화를 바라는 버지니아 유권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케인 의원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기득권을 대표하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던 것이 오히려 이번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령의 대선 후보들이 경쟁하는 상황을 불편하게 지켜보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미 30년 이상 공직에 몸담아온 케인 후보도 결국 기득권과 결탁해 후배들에게 양보하지 않고 욕심을 부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오 후보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는 케인 의원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그를 일약 전국적인 스타로 키워주는 계기가 됐으며 또한 아시아계 후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그간 민주당이 라티노·흑인 커뮤니티만 챙기고 아시안 커뮤니티를 홀대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던 만큼 이러한 분위기도 충분히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결국 승리를 자신했던 케인 의원은 만만하게 보이던 공화당 후보가 아니라 그 뒤에 버티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리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버지니아 연방 상원 선거도 이번 대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

<유제원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