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형 교회 젊은 목사 유치에 어려움’

2024-05-28 (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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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목사 소형교회 선호

▶ 대형교회는 운영비 부담

‘대형 교회 젊은 목사 유치에 어려움’

젊은 목사의 소형 교회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젊은 목사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대형 교회가 많다. [로이터]

남가주 한인 교회의 활발한 담임 목사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한인 이민 1세대 교회의 성장을 이끌었던 담임 목사가 고령에 접어들면서 젊은 세대 목사 또는 영어권 2세 목회가 가능한 목사에게 담임 목사직을 이양하는 교회들이다. 교회 중에는 30년 이상 담임 목사직이 유지된 교회도 있고 남가주 한인 교계를 대표하는 이민 1세대 교회도 포함됐다.

주류 교계에서도 젊은 목사로 교체되는 교회가 많은데 일부 대형 교회는 젊은 목사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향후 장기간 목회를 이끌 35~45세 밀레니엄 세대 목사, 특히 목회 경험 10년 이상인 목사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이들 목사 사이에서 대형 교회보다 소형 교회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교회 정보 사이트 ‘교회가 답한다’(Church Answers)가 대형 교회가 젊은 세대 목사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분석했다.

▲ 대형 교회만이 정답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소형 교회를 거쳐 대형 교회 목회를 맡는 것이 목회 활동의 정석처럼 여겨졌다. 마치 고등학교 과정을 거치고 대학에 진학하는 것처럼 젊은 목사 사이에서 소형 교회가 대형 교회 목회를 준비하는 교육 과정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대형 교회 목회를 최종 목표로 생각하는 밀레니엄 세대 목사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현재 사역하는 소형 교회가 미국 교계의 미래라는 생각이 많고 주류 교계를 중심으로 이 같은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 젊은 목사 공급 부족

인구 연령 분포의 변화로 젊은 목사의 충원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9년 기준 미국 내 베이비 붐 세대 인구는 약 7,16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베이비 붐 세대 중 사망 연령대에 진입하는 인구가 매년 증가세로 베이비 붐 연령대 목사의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현재 가장 나이가 많은 베이비 붐 세대는 78세이며 은퇴 연령이 65세에 진입하는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 고령 목사의 사망으로 담임 목사 공석 역시 빠르게 진행 중인데 이들을 대체할 밀레니엄 세대 또는 젊은 X세대 목사가 충분치 않은 것이 해결이 시급한 문제로 지적된다.

▲ 대형 교회 운영비 부담

코로나 팬데믹 발생으로 교회 출석률이 급감했다. 여전히 많은 교회 출석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에 미달한다. 교인의 발길이 끊기면서 건물 관리 등 교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교회가 속출했다. 결국 많은 교회가 버티다 못해 문을 닫았는데 대형 교회의 어려움이 특히 컸다. 젊은 목사들이 대형 교회 목회를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다. 일부 주류 대형 교회는 여전히 주일 예배 좌석이 절반도 차지 않는다. 이들 교회 목회를 맡게 되면 닥칠 예산 마련에 대한 부담이 젊은 목사들이 대형 교회 목회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 비싼 집값과 인플레이션

대부분 대형 교회는 집값이 비싼 대도시에 위치하는데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도 젊은 목사 유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집값은 여전히 오름세고 모기지 이자율도 급등하고 있어 웬만한 목회 사례비로는 대도시 집값을 감당하기 힘들다. 이들 목사를 믿음이 부족하거나 돈을 중시한다고 비난할 수 있지만 가족까지 챙겨야 하는 젊은 목사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무시하면 젊은 목사 유치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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