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태국·베트남에도 밀리는 한식… 중·일식은 ‘넘사벽’

2025-07-01 (화) 12:00:00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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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아시안 식당 분포
▶ 한식당 비중은 6% 불과

▶ 중국이 39%·일본은 28%
▶ 아시안식당 점유율 12%

태국·베트남에도 밀리는 한식… 중·일식은 ‘넘사벽’
태국·베트남에도 밀리는 한식… 중·일식은 ‘넘사벽’

미국 내 아시안 식당 10개 중 7개는 중식과 일식당이다. [로이터]


최근 K-푸드 열풍 등으로 한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미국 내 전체 아시안 식당 중 한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퓨리서치 센터’가 지난 5월 공개한 ‘미국 내 아시안계 식당 분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아시안 식당 10개 중 7개는 중식과 일식이 차지하는 등 중국과 일본 식당 비율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미 전체 식당 78만7,153개 식당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세분화 조사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주류는 물론 아시안 요식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내 아시안 식당 중 중 식당의 비율은 3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어 일 식당이 28%로 두 번째로 많았다. 중식과 일식당의 비율은 67%로 미국 내 아시안 식당 3개 중 2개는 중식 또는 일식당인 것이다.

이어 태국 11%, 인도 7%, 베트남 7%에 이어 한식당은 6%로 6위에 그쳤다. 미국 내 전체 식당 중 아시안 식당 비율은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표 참조)
태국·베트남에도 밀리는 한식… 중·일식은 ‘넘사벽’

중식과 일식당은 미국 내 운영 역사도 오래됐고 가장 대중화된 식당이지만 한식당이 태국, 인도, 베트남 식당에까지 밀리고 있는 것은 충격적이다.

실제 태국 식당은 최근 10년간 급속히 늘면서 미 전국으로 확장하고 있다. 베트남 식당도 전통 ‘월남국수’에 힘입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반면 한식당의 경우 ‘코리안 바비큐’가 그나마 미국민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선전하고 있지만 그 수가 전체적으로는 미약하다.

보고서는 중 식당은 미국에서 가장 흔한 유형의 아시아 식당으로 10곳 중 4곳이 중 식당이며 일본과 태국 음식은 빠르게 대중적 식당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식 스시 레스토랑은 50년 전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문을 열었지만 오늘날에는 스시를 미 전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중식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아시아 요리라고 분석했다. 요식업계는 일식의 경우 최근 ‘라멘’ 전문 식당이 급증하고 있으며 일식당은 일본인 외에도 한인과 중국인들이 상당수 운영하고 있는 점도 전국적인 확산에 ‘기여’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태국 식당은 독특한 메뉴도 인기를 끌지만 태국 정부가 태국 음식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려는 외교적 노력도 한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요식 업계는 태국, 인도, 베트남 식당이 미국으로 신규 이민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이들 식당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식당이 그랬던 것처럼 태국, 인도, 베트남 식당도 이들 국가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가장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인의 신규 이민이 급감한 것이 한식당 창업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미국 내 아시안 식당이 아시안 인구가 많은 일부 주에 집중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아시아인의 절반 이상인 55%가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 뉴저지, 워싱턴 등 5개 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5개 주에 아시안 식당의 45%가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안 식당 비율이 가장 높은 주는 하와이, 캘리포니아, 워싱턴, 네바다, 뉴욕 등으로 이들 주에서는 전체 식당의 15% 이상이 아시안 식당으로 조사됐다. 반면 아시안 음식점 비율이 낮은 주는 몬태나,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웨스트 버지니아 주 등으로 전체 식당의 6%에 불과했다.

한편 전체적으로 아시안 식당이 늘면서 미국 전체 카운티의 약 4분의 3인 73%내 카운티에서는 모든 종류의 아시안 식당이 최소 하나 이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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