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윤석열 정부의 결자해지(結者解之)

2024-05-23 (목) 오해영/뉴욕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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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총선이 끝난지 한달이 넘었는데도 모이면 총선 이야기이다.
유튜브를 통해 듣다 보면 낯설고 혼란스러운 이런 고국의 모습에 짜증이 난다. 어쩌다가 하루 아침에 이 꼴이 됐나. 건국(健國)에서 부국(富國)의나라 선진 OECD 가입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되었는데 왜 정치는 이런가.

자고로 세계사에서 보듯 동서고금 제(諸) 운명을 분석한 결과 모든 국가가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의 요인 때문에 스스로 붕괴 되었다는 사실은 너무도 잘 알려진 국가의 자살이다. 국가의 자살 요인은 이기주의와 포퓰리즘 즉 대중 영합이다.

국민들이 작은 이익만 추종하고 소위 지식인이라 자처하는 지배 엘리트가 대중과 영합할 때 국가는 쇠망한다. 국가 쇠망은 “마르크스 레닌”의 사회주의로 폐쇄적 민족주의가 득세하고 국민들은 이념이나 생활 양식에 통제를 받으며 책무와 의무를 잊은 도덕적 유민(遊民)으로 변질되는 것이 사회주의 국가이다.


국가가 쇠약해지면 이웃 국가가 덥석 먹어버리고 나라는 망해 버리는 것을 조선 왕조에서 그랬고 현재의 한국도 너무 닮았다.

이번 4.10 총선은 사실 예고된 벼락이었다. 정신문화가 무너지고 쌍욕을 해도, 전과가 있었어도, 여성 비하, 그리고 거짓말을 했어도, 윤리와 도덕에 심각한 흠결이 만천하에 밝혀졌는데도 그들을 보고 지지한 것은 대한민국의 윤리 의식이 심각하게 결여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선거란 원래 상대적 심판이다. 많은 국민이 윤 대통령에 대해서 실망했다고 해도 그렇다고 그의 잘못이 전과 3. 4범이나 흉악한 범법자들과 견줄수 있을 만큼 심각했단 말인가. 그건 아니다.

이번 선거는 경제정책보다 대파값 같은 것에 휩쓸리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는 심각하게 변형될 수밖에 없다.
실종된 원칙은 영원히 여의도 정치권에 돌아오지 않을것이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사방이 적이며 사면초가다. 지난번 야당과의 영수 회담때 야당 대표가 대통령 종아리 때리며 벌주는 것처럼 엽기적 형태를 보인 오만과 횡포로 일관했고 비전이 없었다.

이후 야권은 협치와 특검 탄핵으로 저마다 협박 정치의 팡파르를 울렸으며 지금의 상황은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퇴임을 유도하기 위한 탄핵의 시작이다. 벌써 광화문 촛불 집회가 매주 토요일 열리고 있다. 모든게 짜여진 수순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정부와 여당이 4월 총선에 철저한 사전 전략의 혼선과 선택이 부재했고 정부 운영에 입법부의 중요성에 대해서 너무도 둔감(鈍感) 했다. 이제 윤석열 정부는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앞에 놓인 어려운 일들을 스스로 해결 해야 한다.


정권의 실책과 윤 대통령의 불통에 대한 심판이라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앞으로 윤 대통령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를 지지했던 보수 우파 국민들이 허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보수 대표로 보수가 실망하지 않게 정면 돌파하라.

지금 야당이 주장하는 모든 억지 과제들을 수동적으로 변명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전체 국민 앞에 보수의 대표로 당당한 자세를 보여줄 때 그는 좋은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다.

‘막스 베버’는 정치는 악마의 수단으로 천사의 대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수단과 목적의 극단적 괴리로 천사의 대의가 실현되지 못하면 악마의 수단만 남는다. 이 괴리를 극복하지 못하면 실패한 지도자가 된다.

진정한 지도자는 운명의 바람과 물결의 전환에 따라 방향을 변경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항상 되어있어야 한다고 했다. 윤 심은 초심으로 돌아 갔으면 한다.

<오해영/뉴욕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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