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겸손을 이길 자는 없다!

2024-05-15 (수) 김재열/뉴욕센트럴교회 담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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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의 한 토막이다. 파리 채에 맞아 즉사할 뻔한 파리가 방 천정 구석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 때 여유 있게 날개 짓을 하고 날아온 모기가 물었다. ‘왜~ 그리 떨고 있어?’ ‘응! 하마터면 사람의 파리채에 맞아 죽을 뻔했어!’ 모기는 의연한 몸짓으로 여유 있게 말했다. ‘사람이 그렇게 무서워? 사람들 별것 아니야? 날 따라와 봐!’ 모기는 파리를 데리고 서재로 날아갔다. 책상에 철학 책 한 권이 펼쳐져 있었다.

모기는 파리에게 그 중의 한 구절을 읽어 주었다. ‘모기의 작은 날개 짓 하나가 폭풍우 같은 거대한 기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봤지?’ 모기는 뽐내며 대단한 자세를 취했다. 이 때 도마뱀 한 마리가 나타나 눈 깜짝 사이에 모기를 삼켜버렸다. 파리는 놀라서 쏜 살같이 도망을 쳤단다.

자만심으로 돌돌 뭉친 모기는 자신의 함정에 스스로 빠져 죽음을 자초하고 말았다.
꽤나 많은 발명품을 개발해서 명성을 얻었던 에디슨이 말년에 이렇게 말했다. ‘이제 내게는 어떤 충고도 필요치 않아! 당신들의 생각은 이미 내가 다 겪어본 결과일 뿐이야!’ 이 때부터 에디슨의 비극은 시작되고 있었다.


1882년 백열등을 발명해서 사상 유래 없는 성공을 거둔 에디슨은 전기 회사를 설립하여 전력망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교류 시스템이 등장했지만 직류 시스템을 발명하여 큰 소리치는 에디슨에게는 큰 문제가 없다고 치부해 버렸다.

에디슨은 자신의 명성만을 믿고 교류 시스템을 발명한 웨스팅 하우스를 무참하게 공격했다. ‘교류 시스템은 오로지 사형수들 전기의자에 앉히는 것 밖에는 쓸모 없다’고 깔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후 직류 시스템에 비해서 교류 시스템이 월등히 안전하고 저렴하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평생 쌓아 올린 에디슨의 명예는 먹칠을 당했다고 한다.

물리학 박사가 나룻배에 올랐다. 뱃사공에게 물었다. ‘그대는 천문학에 대해서 아는가요?’ ‘아니요, 난 무식한 뱃사공일 뿐입니다.’ ‘그럼, 생물학, 동물학에 대해서 아나요?’ 뱃사공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박사 왈- ‘그대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단순히 밥통만을 가졌을 뿐이군요’ 박사는 노골적으로 자만하게 뱃사공을 무시했다. 이 때 뱃사공의 역습이 시작됐다. ‘박사님은 수영할 줄 압니까?’ ‘내가 못하는 것이 딱 하나 있는데 수영만을 할 줄 모른다네‘ 이 때 갑자기 거친 파도가 덮치더니 나룻배가 뒤집히고 말았다. 물에 빠진 박사는 허우적거리며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뱃사공은 그 박사를 끌어당기어 구출해 주면서 말했다. ‘이 밥통이 없었으면 당신은 오늘 물통이 될 뻔 했구려’

우리들 주변에나 지나온 역사 속에도 에디슨 같은, 교만한 박사 같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었다. 자만에 빠진 초패왕은 해하 전투에서 패했고, 관우는 형주를 잃었으며, 나폴레옹은 워터루에서 패하고 말았다.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자만한 사람은 겉으로는 성공했으나 실상은 인생 전투에서 패한 사람이 되고 만다.

‘잠언을 배웁시다’ 강의 노트를 준비하면서 도전하는 말씀을 만났다.
“가난하여도 성실하게 행하는 자는 입술이 패역하고 미련한 자보다 나으니라. 지식 없는 소원은 선하지 못하고 말이 급한 사람은 잘 못 가느니라.”(잠언19:1-2)

<김재열/뉴욕센트럴교회 담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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