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18년 역사 최초 한인교장”

2024-04-09 (화)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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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지니아 맥클린 사립여학교 ‘마데라 스쿨’

▶ 계수연 교장 부임…회계사 계창호·정화 씨 부부 딸

“118년 역사 최초 한인교장”

계수연 교장.

118년 전통의 사립학교에 한인 교장이 부임했다. 작년 7월 버지니아 맥클린에 위치한 마데라 스쿨(Madeira School)에 11대 교장으로 부임한 계수연 교장(Christina Kyoung)이 그 주인공이다. 학교 역사상 첫 한인이자 첫 아시아계 교장으로 기록됐다.

버지니아 알링턴에서 태어나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성장한 계 교장은 취임사에서 “다시 고향에 돌아왔다”며 “어디를 가도 집처럼 좋은 곳은 없다”고 말했다. 1969년생인 그는 메릴랜드 포토맥에 위치한 처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메사추세츠 스미스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교사가 꿈이었던 그는 하버드 대학원에서 교육학, 존스합킨스에서 교육행정학을 전공했으며 뉴욕, 캘리포니아 등에서 역사 교사로 활동했다.

그는 “교육자가 되길 원했고 어느덧 교장도 됐고…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었다”며 “이제 마데라 스쿨에서 세상을 바꾸는 여성을 육성하는데 전념하고 나중에 은퇴하더라도 아마 평생 학생들과 함께 그들을 지원하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기숙학교
맥클린 숲속의 아름다운 호숫가에 자리한 마데라 스쿨은 지난해 버지니아 최고의 기숙학교(Niche Best Boarding School)로 선정됐으며 전국 사립학교 순위 탑50, 여학교 순위 탑10 등 우수한 교육환경을 자랑하고 있다. 9~12학년 340명의 학생 가운데 50%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세계 37개국, 전국 19개주에서 온 열정적인 여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계 교장은 “마데라 스쿨은 나의 대학 시절을 기억나게 한다”며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와 자신감을 찾는 것을 매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철학
계 교장은 “모든 학생은 배울 수 있고 배우길 원한다고 믿지만 그들에게 적절한 수업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융통성이 필요하다”며 “교사와 교직원들이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를 인용하며 “모든 것을 배워라. 지식으로 마음을 채워라. 지식은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나의 영웅, 나의 어머니
“나의 롤모델이자 영웅은 어머니”라고 밝힌 계 교장은 “어머니는 단돈 50달러만 들고 미국에 온 이민자였지만 열심히 일하며 자식들을 위해 헌신했다”면서 “어머니의 남다른 직업윤리는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관대했던 모습은 나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머니는 성공한 여성이자 자매, 딸, 친구였다”며 “그녀는 작은 것에서 많은 것을 성취했던, 항상 즐겁게 웃으면서 미소 짓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계 교장의 부모는 메릴랜드 포토맥에 거주하는 회계사 계창호, 계정화 씨다.

▲오즈의 마법사
동화책 ‘오즈의 마법사’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밝힌 계 교장은 취임사에서 “캔자스 시골마을의 소녀 도로시가 마법의 나라를 모험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것처럼 나도 그러한 여정을 거쳐 다시 고향에 돌아왔다”며 “무엇보다 모험에서 얻은 많은 발견들이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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